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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대선 이틀 앞…포퓰리즘 성향 부치치 총리 당선 유력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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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대선 이틀 앞…포퓰리즘 성향 부치치 총리 당선 유력시

야당 "역대 가장 불공정한 선거…부치치, 독재국가 부활 노려" 비판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발칸 반도의 중심부에 자리한 세르비아에서 내달 2일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다.

모두 11명이 후보로 나선 이번 선거에서는 알렉산다르 부치치(47) 현 총리가 현재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있는 것으로 조사돼 이변이 없는 한 1차 투표에서 당선이 유력시된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 데모스타트가 지난 21∼27일 유권자 1천200명을 상대로 수행한 여론조사에서 부치치 총리는 56.2%의 지지율을 보였다.

만약 1차 투표에서 50% 지지율을 얻는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2주 뒤인 내달 16일 상위 2명의 후보가 맞붙는 결선 투표로 대통령이 정해진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25세의 청년 루카 막시모비치가 부패한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신랄한 풍자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으나 지지율 9.5%에 그쳐 부치치를 위협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인권운동가 출신의 친서방 자유주의자인 사사 얀코비치, 보수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북 예레미치 전 외교장관 등 무소속으로 출마한 거물급 정치인은 9%를 밑도는 저조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유고 전쟁범죄자로 극단적 국가주의자인 보이슬라프 셰셀을 비롯한 나머지 후보 7명의 경우 이들 모두의 지지율을 합쳐도 7%대에 불과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당선을 예약한 부치치 총리는 포퓰리즘 성향의 세르비아 혁신당(SNS) 대표로 2014년 4월부터 총리를 맡고 있다. 1990년대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수십 만 명이 사망하는 내전으로 몰고 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정권에서 정보부 장관을 지낸 그는 내전이 끝난 뒤 극단적 국가주의자로서의 과거에서 탈피, 유럽연합(EU) 가입을 밀어붙이는 등 친(親)서방주의자로 변신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발칸 반도에 부쩍 세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치치 총리는 선거가 임박한 지난 27일에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동했고, 이 자리에서 양국 정상은 전투기, 탱크, 장갑차를 포함한 러시아제 무기를 세르비아에 들여오는 데 합의해 서방의 우려를 사고 있다.

얀코비치 후보는 이와 관련, "부치치는 전통의 우방인 러시아와 손잡고 군사력을 증강하고, 상호 관계를 강화하면서 한편으로는 친 EU 노선을 가장하고 있다. 유럽은 이런 그에게 속으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세르비아는 대통령보다 총리의 실권이 크고, 대통령은 상징적인 역할에 머물고 있는 현실에서 부치치 총리가 총리직을 버리고, 대통령이 되려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일고 있다.

야당들은 부치치 총리가 현 대통령이자 SNS 설립자인 토미슬라브 니콜리치 현 대통령의 불출마를 압박하면서까지 대통령직을 노리는 만큼, 그가 5년 간의 대통령 임기 동안 소속 당의 장악부터 언론과 경찰력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국가권력을 독점해 세르비아를 러시아와 같은 1인 지배 체재로 만들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야권 후보들은 또 부치치 총리가 주류 언론 대부분을 장악해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가 불가능하다며 "이번 대선은 역대 가장 불공정한 선거"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아울러, 부치치 총리가 선거일을 너무 촉박하게 결정해 다른 후보들이 충분한 선거 운동을 할 수 없도록 만든 반면, 스스로는 총리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선거 직전에 해외 순방 등을 통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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