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지보다는 학교중심 배정방식 유지…"근본적인 대책 필요"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광주시교육청이 해마다 논란이 됐던 고교 배정방식을 일부 바꾸기로 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임시방편에 불과해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광주시교육청은 30일 학교중심의 배정방식은 유지하되 선지원 비율을 현행 40%에서 20%로 축소하는 내용의 2018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성적 배분 방식은 기존의 3등급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고교 평준화를 위해 선지원 비율을 40%에서 20%로 축소했다.
시교육청은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선지원 비율을 40%로 했을 때와 20%로 줄였을 때 임의배정되는 학생 수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거주지 중심 배정방식도 논의했으나 광산구나 서구 등 인구가 많은 지역의 경우 학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강제 배정이 재현될 수 있어 중학교 내신 등급에 따라 학생을 학교에 일률적으로 나눠 배정하는 학교중심 배정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선지원에서 3개교를 반드시 선택하고 지원 순서에 상관없이 성적 등급별 추첨 배정하며 미달 인원을 후지원 80%에서 보충하게 된다.
성적은 2학기 자유학기제 성적 미반영 정책에 따라 1학년 1학기 10%, 2학년 1학기 20%, 2학년 2학기 20%, 3학년 1학기 25%, 3학년 2학기 25%씩 반영한다.
3학년 1학기까지만 성적을 반영하는 산업수요 맞춤형고교(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 광주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는 1학년 1학기 10%, 2학년 1학기 25%, 2학년 2학기 25%, 3학년 1학기 40%를 반영할 방침이다.
선지원 비율을 줄였지만, 학교 배정방식에는 큰 변화가 없어 원거리 배정 학생 수가 줄어들지는 미지수다.
공·사립학교의 균형 발전을 명목으로 성적에 의해 배정하는 방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올해도 예년처럼 강제 배정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문상필 광주시의원은 "고교 배정에 대해 지난 3년간의 평가와 분석이 먼저 되어야 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개선방안이 나와야 한다"며 "근본적인 고민 없이 단지 선지원 비율만 줄여서는 현재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거주지 기점 배정방식이 갖는 장점도 크지만,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배정방식을 바꾸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불편을 주는 것으로 판단해 면밀한 검토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며 "평준화의 취지에 부합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는 고교 배정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광주에서는 고교 신입생 1만4천227명 가운데 다른 구로 배정을 받은 신입생이 1천414명에 달하는 등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이 극심했다.
minu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