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한의사도 앱 구매해 인기순위 조작…모방프로그램도 생겨나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포털사이트 블로그 방문횟수를 조작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사고판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5년 12월부터 작년 5월까지 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마케팅 업체 등에 판매한 혐의(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대표 이모(39)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와 지인 윤모(33)씨는 최근 블로그를 이용한 바이럴마케팅이 유행하자, 자동으로 블로그 순위를 조작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계획했다.
개발자인 이씨는 매크로(자동명령) 프로그램을 이용해 3∼5분 간격으로 휴대폰의 인터넷 접속 IP를 변경하며 특정 블로그에 반복 접속해 방문 횟수를 비정상적으로 올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했다.
블로그 방문횟수를 올리는 기존 자동프로그램의 경우 PC용 버전으로, 1시간에 2∼3회 방문횟수를 올리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휴대전화와 간단한 설정방법만 익히면 누구든지 손쉽게 블로그 방문횟수를 올릴 수 있었다.
윤씨는 이씨가 제작한 애플리케이션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 올려 구매자들을 모집했다. 그는 전국 29명의 마케팅 업체 관계자 등에게 판매해 개발·판매비, 어플리케이션 유지·보수 명목으로 총 3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
애플리케이션을 구매한 마케팅 업체 29곳은 이를 이용해 식당 운영자 등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블로그 순위조작 명목으로 총 6억여원의 부당이득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프로그램 구매자들은 마케팅 업체뿐만이 아니었다.
네트워크형 한의원 소속 한의사,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중고차 매매업자 등 각종 자영업자, 개인블로그 운영자 등 31명도 이 애플리케이션을 구입해 본인 영업장의 블로그 검색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이와 별개로 이 프로그램을 모방해 경쟁업체의 블로그 순위를 하락시키는 애플리케이션을 제작·유통한 홍모(28)씨와 홍씨가 제작한 애플리케이션을 구매해 실행한 22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자동프로그램 등을 이용한 블로그 방문횟수 조작 행위는 범죄행위"라며 "이러한 프로그램을 제작한 사람뿐만 아니라 이를 의뢰한 사람 역시 처벌 받을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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