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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묻다] 대장암 예방, '용종 조기발견'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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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묻다] 대장암 예방, '용종 조기발견'이 최선이다

고령화·서구화로 환자 증가세…정기검진으로 위험 용종 제거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윤석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 대장암은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암이다. 주로 선진국에서 많이 생긴다. 우리나라도 생활습관과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대장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대장암은 남성의 경우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암이다. 여성의 경우 갑상선암, 유방암에 이어 3위를 차지한다. 2016년 기준 대장암 환자 수는 2만3천406명으로 1위를 기록해 위암 환자 수를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로는 우리나라의 대장암 발병률이 10만명당 4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특히 대장암 발생 빈도는 60~70대에서 가장 높은데, 고령화 사회의 영향으로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장은 크게 직장과 결장으로 나뉘고, 결장은 또 맹장,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에스결장으로 구분된다. 대장암의 부위별 발생률은 대략적으로 에스결장 35%, 맹장과 상행결장 25%, 직장 20%, 횡행결장과 하행결장 10% 순이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선종성 용종에서 시작된다. 용종은 대장점막의 상피층에서 자라는 병변을 뜻한다. 대부분 용종은 증상이 없어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용종의 절반 정도는 조직검사 결과 대장암 전 단계 병변인 선종으로 확인된다. 선종은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가 커지고 악성화 과정을 거치면서 대장암으로 발전한다.

따라서 대장암을 치료하고 예방하려면 선종성 용종을 미리 발견하고 제거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외에도 과다한 육류 섭취나 고지방식, 운동 부족, 염증성 장질환 등도 대장암의 위험요소다.


대장암 치료에 있어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수술이다. 무엇보다 정밀한 수술이 예후에 큰 영향을 준다. 대장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을 할 때 의료진과 환자가 고려할 점은 세 가지다.

첫째, 대장암 부위를 기준으로 위아래 방향으로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 대장암 발생 부위와 림프절을 완전히 절제함으로써 재발의 위험성을 줄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종양을 기준으로 위쪽과 아래쪽으로 5㎝ 이상 절제하는 것이 원칙이다. 림프절 절제는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목적도 있지만 정확한 병기를 설정하는 데도 필수다. 병기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둘째, 직장암의 경우 가능한 한 항문조임근을 보존하는 것은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과 직결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 전 방사선 화학요법 등을 시행한 뒤 항문조임근 보존술을 하기도 한다.

셋째, 자율신경 보존술을 시행해 가급적 성기능이나 배뇨기능과 연관된 자율신경을 보존하도록 노력한다.

과거에는 주로 개복하는 방식으로 대장암 수술을 했지만, 최근에는 병기와 관계없이 대부분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을 이용해 수술하는 추세다.

복강경 수술은 4~5개의 수술기구(투관침)를 복부에 넣고, 복강 내부를 볼 수 있는 카메라로 복강을 관찰하면서 대장과 림프절을 절제하는 수술법이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수술보다 흉터와 수술 후 통증이 적어 회복이 빠르고 입원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개복수술보다 수술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기 때문에 수술 후 면역기능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스트레스 반응도 적은 편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의 적용 범위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수술 부위가 10~15배 확대된 3차원 입체영상을 보며 5~8㎜ 크기의 작은 로봇 팔에 움직임을 정교하게 전달하는 로봇 수술이 일부 직장암 수술에 적용되고 있다. 좁은 골반 안에서 540도 회전이 가능한 로봇 팔을 이용하면 하부 직장암 수술을 할 때 주변 혈관이나 신경 손상을 최소화함으로써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아직 비싼 수술비용과 촉감 감지 능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은 앞으로 더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기술의 발전 덕분으로 대장암 치료 성적은 예전보다 많이 향상됐다. 대장암 5년 생존율은 1993~1995년 54.8%에서 2010~2014년에는 76.3%로 20% 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수술 후 보조적 화학치료의 발전도 이런 치료 성적 향상에 기여했다.

하지만 대장암은 치료에 앞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용종 단계에서 암이 될 수 있는 걱정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무작정 암에 대해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정기적인 대장내시경검사로 질병의 씨앗을 조기에 발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이윤석 교수는 1996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외과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연수과정을 밟았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교수는 복강경 대장암 수술을 3천건 이상 시행했고, 단일절개 복강경 대장 절제술로 명성이 높다. 특히 단일절개 복강경 탈장 교정술은 국내 최초로 시행했다. 대한대장항문학회, 대한외과학회, 대한내시경복강경학회, 대한임상종양학회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bi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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