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김무성 주도 '실권형' 공동선대위에 무게
김무성 "지도부 중심 공동선대위…유승민 추천받아 외부 영입"
유승민측 "金 주도할 것"…남은 불씨는 범보수 단일화 주도권잡기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바른정당이 28일 유승민 후보를 19대 대선후보로 선출하고 본선을 향한 총력동원 체제에 돌입하면서 '대선 지휘본부'의 밑그림에 관심이 쏠린다.
바른정당은 이달 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직후 정병국 전 당 대표가 사임한 이래 새 지도체제를 꾸리지 않고,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원내대표 주재 아래 중진 연석회의와 의원총회 등을 확대·운영하는 '과도체제'를 유지해왔다.
한때 의원총회에서는 대선 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당에서 정치적 비중이 큰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후보 진영 간의 내부 갈등만 노출한 채로 결론을 맺지 못했다. 당시 김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세우자는 측근들의 주장이 유 후보 측 인사들의 반발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그 대안으로 선대위를 조기에 구성하고 김무성 의원에게 선대위원장을 맡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지만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이 또한 매듭짓지 못하고 흐지부지됐다.
결국 후보자 선출을 완료한 이 날까지도 지도체제 문제는 여전히 '공란'이다.
현재로써는 김무성 의원을 포함한 공동선대위 구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복수의 당직자가 '김무성 선대위원장'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밝힌 바 있다.
김 의원 주변 일각에서는 김 의원을 단독 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사실상의 비대위에 버금가는 실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하지만, 앞선 당내 반발 수위를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김 의원 본인의 입장이 완고하다.
김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대위는 공동으로 해야 한다. 단독으로 한 전례가 없다"면서 "매사에 합리적인 판단을 토대로, 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선 "전·현직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하되 외부 인사도 영입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외부 인사의 경우)유 후보가 추천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 측도 "공동선대위를 꾸린다고 해도 결국 선거 경험이나 경륜 면에서 월등한 김무성 의원이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김 의원과 유 후보가 긴밀히 의논하고 협력한다면 후보뿐 아니라 당의 지지도까지 함께 쌍끌이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불씨는 선대위 구성 후 그 역할과 권한 범위를 설정하는 데 있다. 무엇보다 대선 정국의 최대 화두인 '범보수 단일화'를 누가, 어떻게 성사시킬 것이냐는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에 꾸려지는 선대위를 통상적인 관리자 역할에 국한해선 안 된다"면서 "단순한 후보자 지원을 넘어 당 전체의 활로를 모색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향후 대선정국에서 후보자간 연합이나 연대, 나아가서는 합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논의가 분출될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중심을 잡고 역할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는 게 유 후보를 포함한 당 전반의 공감대"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과 유 후보 양측 모두 범보수 연대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아직 그 경로와 추진 주체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단일화의 순서부터도 김 의원은 '선 국민의당, 후 자유한국당', 유 후보는 '선 한국당, 후 국민의당'을 각각 구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 의원이 최근 보수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언론 인터뷰에서 "후보자 선출 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한 발 뒤로 물러선 모양새를 취한 것을 두고 경선 승리가 유력해지고 당 차원의 조직적인 지원이 절실해진 상황에서 협상의 여지를 일부 열어두는 제스처가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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