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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 9명 모두 가족품으로"…눈물속 종교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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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 9명 모두 가족품으로"…눈물속 종교행사

(진도=연합뉴스) 진도 공동취재단·윤보람 기자 = 세월호를 불과 200m 거리에 두고 멈춰선 서해어업관리단 선박 '무궁화5호'에서 묵직한 경적이 세 번 울렸다.

3년간 차가운 바닷속에서 잠들어있다가 힘겹게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에 마치 '고생했다'며 위로를 건네는 듯했다.

사랑하는 자식, 남편을 저마다 가슴에 묻은 미수습자 가족은 인양 작업 중인 세월호를 그저 묵묵히 바라보다 미수습자의 혼을 위로하는 기도문 낭독과 목탁 소리에 끝내 눈물을 흘렸다.

28일 정오께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6명과 4대 종단 관계자를 태운 무궁화5호에서는 미수습자들의 온전한 수습을 기원하는 종교의식이 진행됐다.

미수습자 가족 중에서는 단원고 학생 조은화 양과 허다윤 양의 부모와, 양승진 교사의 부인, 권재근 씨·권혁규 군의 가족이 배에 올랐다.

천주교·원불교·개신교·불교 등 4대 종단에서는 민세영 진도성당 주임신부, 원불교 광주전남교구 장형규 사무국장, 오현선 호남신학대 교수, 대한불교조계종 사회국장 지상스님 등이 참여했다.


먼저 민세영 신부가 일렬로 선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다가가 기도문을 낭독했다. 이어 향을 피우고 바다에 성수를 뿌렸다.

이어진 원불교 의식에서는 경종(영령이 깨어나라는 의미)을 울리고 목탁을 두드리며 '천도의 노래'를 읊었다.

종교의식이 진행되는 내내 손을 모으고 눈을 감은 채 차분하게 경청하던 가족들은 오현선 교수가 울먹이며 기도문을 읽어내려가자 결국 눈물을 쏟았다.

양승진 교사의 아내는 "여보 3년 동안 고생 많았어요. 며칠만 더 고생해요"라며 오 교수에게서 받은 장미 1송이를 바다에 띄웠다.

지상스님의 반야심경 봉독을 끝으로 20여 분 만에 의식이 끝나자 종교인들이 가족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고요한 바다 위, 한동안 울음소리만 이어졌다.

은화 어머니는 "노란 장미꽃을 던지면서 '은화야 집에 가자. 조금만 더 힘을 내줘'라고 말했다. 배는 올라왔지만 배 안에 아직 사람 9명이 있다. 모두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수색을 해야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다. 생존자는 아픔 없이 사는 것, 유가족은 참사 원인을 아는 것, 미수습자는 가족을 찾는 것이 바람이고 이런 얘기를 다 들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화 어머니는 "대한민국에서 우리처럼 아픈 사람들, 아이들을 바닷속에 3년이나 놔두고 말 한마디 못하는 부모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br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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