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사상' 中공산당 헌법에 포함될까…저항 만만찮을 듯
올가을 19차 당대회까지 中최고권력집단에 '치열한 흥정' 예상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이 들어간 '시진핑 사상'을 중국 공산당 당장(黨章·당헌)과 국가 헌법에 포함시키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으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진핑 사상이 올 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에서 당장에 지도사상으로 들어간다면, 시 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이나 덩샤오핑(鄧小平)과 같은 반열에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9차 당대회 때까지 아직 반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이 남아 있어 중국 최고 권력집단 내부 저항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이며, 치열한 흥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SCMP는 우선 중국 권력층의 '시진핑 사상' 당장 삽입 움직임을 소개했다.
정부 싱크탱크 소식통은 이 신문에 "올해는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정치적 이론을 당장에 삽입할 차례"라면서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는 기치를 내걸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언급했다.
베이징의 또다른 언론계 고위 소식통과 발이 넓은 재계 소식통도 그런 가능성에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용어가 사용될 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전했다. '시진핑 사상'이 아닌 다른 용어가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 내에서는 전임인 장쩌민(江澤民)의 '삼개대표론(三個代表論)', 후진타오(胡錦濤)의 '과학적 발전관'과는 달리 시 주석은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사상적 기치를 내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덩샤오핑 이론'은 그의 사망 직후인 1997년 15차 당대회 때 당장에 삽입됐고, 이미 오랫동안 최고지도자를 지낸 뒤 건국을 4년 앞둔 1945년에야 '마오쩌둥 사상'도 당장에 포함돼 지도이념이 됐다.
따라서 시 주석이 임기 중 자신의 사상을 당장에 넣는다면 사실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건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이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오를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하고 있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창 소장은 올가을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사상이 당장에 포함된다면, 그 것은 시 주석이 전임 지도자들을 제치고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오르려 한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창 소장은 "시 주석이 자신의 이름을 당장에 넣겠다는 것은 당과 국가에 매우 강력한 신호"라며 "이는 저항 세력에 대해 이제 저항은 소용없으며 자신을 지지하지 않으면 각오해야 한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이번 19차 당대회에서 그의 정치이념을 당장에 삽입할 수 있을지 예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면서 "이에 대한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질랜드 웰링턴빅토리아대 현대중국연구소의 보즈웨(薄智躍) 소장은 "사상적 권력은 인사권·군사권과 함께 모두가 인정하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 가져야 하는 3대 핵심 권력의 하나"라면서 "만약 사상가이면서 사상에 대한 통제권도 갖고 있다면 정책 방향에 대한 통제권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지난 1990년대 덩샤오핑의 권력이 막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록 덩샤오핑이 공산당 총서기나 국가주석이라는 직책이 없었지만 정책 방향에 대한 최종 발언권을 갖고 있었다"면서 "사상적 권력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상하이(上海)정법학원의 천다오인(陳道銀) 부교수는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중국은 30년간 마오쩌둥 지배체제였으며 또 다른 30년은 덩샤오핑의 영향 아래에 있었다"며 "이제는 시진핑 주석이 30년간 지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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