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집필한 소설마다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김훈. 25년간 밥벌이를 위해 기자로 살면서, 또 이후 소설가로 살면서 그는 늘 "아버지처럼 살기 싫다"를 되뇌었다고 한다.
김훈과 그의 아버지 김광주는 각각 우리나라가 일본에 점령당한 1910년, 그리고 대한민국이 수립된 1945년에 태어났다.
'불운의 좌표' 같은 이 연도들은 그들 앞날에 펼쳐질 질곡의 삶을 예고했다.
실제로 김광주는 만주를 유랑하다가 해방 뒤 조국으로 돌아와 평생을 허랑방탕하게 살았고, 김훈은 가난을 물려받아야 했다. 아들 김훈은 그런 아버지를 애증하며 자신은 아버지와 달리 성실하고 합리적으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운명의 바퀴란 건 분명히 있는지, 김훈은 아버지처럼 기자로 일했고 이후엔 소설가로 밥벌이했다. 그가 걸어온 길은 아버지와 상당 부분 닮았다.
나이 일흔에 들어선 김훈은 이제 아버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불운한 시대의 희생자였던 아버지에 대한 연민의 마음 한 자락이 살짝 고개를 든 걸까.
EBS 1TV 'EBS초대석'은 오는 30일 밤 0시 30분 6년 만의 신작 '공터에서'를 들고 온 김훈을 만나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방송에선 아버지와 관련된 기억 외에 여동생에게 학업을 양보하고 밥벌이를 위해 25년간 기자로 지냈던 일, '칼의 노래'의 유명한 첫 문장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를 완성하기 위해 밤을 지새운 일, 그리고 '공터에서' 제목을 짓게 된 사연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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