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대우조선…수주 2건 최종계약까지 '조마조마'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신규 자금 지원 여부가 확정되는 내달 중순까지 대우조선해양의 운명이 유동적인 상황에 놓이면서 대우조선이 수주를 사실상 확정 지어둔 건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당초 이달 말과 다음 달 2건의 수주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선주사들은 대우조선이 다음 달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이 결합한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들어갈 가능성이 거론되자 최종 계약을 미루고 좀 더 상황을 지켜보려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대우조선은 이르면 이달 안에 그리스 안젤리쿠시스 그룹의 자회사인 마란(Maran)사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의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해오고 있었다.
발주 선박은 30만dwt급 VLCC 3척으로 대우조선이 수주에 성공한다면 계약 규모는 2억5천만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정성립 사장은 이달 중순 유럽 출장길에 올라 마란사와 VLCC 수주 협의를 진행하는 등 수주에 공을 들여왔다.
대우조선이 지난 2월초 미국 LNG 회사 엑셀러레이트 에너지 사와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17만3천400㎥급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LNG-FSRU) 7척의 본계약도 회사 운명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통상 선사는 발주 전 단계로 조선소와 투자의향서를 먼저 체결하고 큰 상황 변화가 없으면 대부분 최종 계약으로 이어진다. 당초 본계약은 4월 체결 예정이었다.
현재 두 회사는 계약 금액 등 세부 조건을 협상하고 있는 단계로 FSRU 1척의 시가는 약 2억3천만 달러이므로 7척을 모두 계약하면 약 16억 달러(1조8천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대우조선이 P플랜에 돌입한다면 발주처와의 본계약 체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대우조선은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2~3월 해외 수주 총력전을 선언하고, 대우조선과 인연이 깊고 신뢰관계를 쌓아온 발주처들을 중심으로 수의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정성립 사장이 직접 발로 뛰어왔다.
선수금을 받을 수 있는 신규 수주가 유동성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자율적 채무재조정'을 전제조건으로 2조9천억원의 신규 자금 지원 결정을 내리면서, 사채권자 집회 등이 끝나고 P플랜 돌입 여부가 확정되는 4월 중후반까지는 대우조선의 신규 수주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으로서는 신규 수주에 성공해야만 4월 만기 회사채 상환 등에 당장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어떤 방식의 구조조정을 하게 될지 '불확실성'이 생기는 바람에 유동성 확보의 유일한 수단이던 신규 수주 활동마저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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