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장이 여성보육과장 맡아 근무…서초구 '체인징데이'
국·과장 하루 동안 자리 바꿔…"역지사지로 행정서비스 질 높인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서울 서초구가 국장, 과장 등 부서장이 하루 동안 다른 부서장과 자리를 바꿔 일하게 하는 '체인징데이'(Changing Day) 행사를 정례화한다.
서초구에 따르면 이달 24일 서초구 과장 33명이 각각 다른 부서로 출근해 업무를 봤다.
사회복지과장은 건축과장이 되고 건축과장은 여성보육과장이 되는 식으로 행정직과 기술직을 넘나들며 자리를 바꿨다.
대부분 과장이 전혀 일해본 적 없는 부서에서 일했지만, 반응은 좋았다. 평소 협업이 필요한 부서를 1지망부터 3지망까지 신청해 해당 부서장 자리에서 팀 회의를 주재하거나 주요 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하며 '역지사지'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하루 동안 여성보육과장으로 일한 안종희 건축과장은 "설계, 시공 등 어린이집을 잘 짓는 것만 큰일이라 생각했는데, 가서 보니 어린이집을 운영하는데 크고 작은 민원이 많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이번 경험을 토대로 더 큰 시야를 갖고 꼼꼼히 사업을 챙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하루 동안 경험을 나누는 자리에서는 문화체육관광과장이 되어 양재천 공연 관련 소음 민원 절충점을 어떻게 찾을지 고민한 물관리과장, 기획예산과장으로 근무하며 보육에 대한 중장기플랜을 마련할 것을 다짐한 여성보육과장, 일자리경제과장으로 출근해 부서의 어려운 점을 살피다 그 자리에서 인사고충을 상담한 행정지원과장 등 사례가 쏟아져 나왔다.
서초구는 이에 앞서 이달 17일 국장 6명의 자리를 바꾸는 체인징데이 행사를 한 바 있다.
구는 체인징데이를 통해 부서 간 역지사지 등 효과가 좋다고 보고 이를 동장까지 확대해 매달 계속하기로 했다.
이달 30일은 조은희 구청장이 양재노인종합복지관으로 출근해 복지관장으로 일한다.
조 구청장은 "체인징데이가 역지사지 행정으로 수준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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