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1차전 비중 크지 않아" vs 현대캐피탈 "가장 중요"
베테랑 박기원 감독 "사령탑은 나이보다 열정"
신성 최태웅 감독 "젊은 패기로 박 감독님께 도전"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박기원(66) 대한항공 감독을 발견한 최태웅(41) 현대캐피탈 감독은 빠르게 달려가 박 감독의 등을 꼭 안았다.
늘 진지하고 신중한 최 감독도 25살이나 많은 박 감독 앞에서는 '애교'를 부리는 '젊은 후배'였다.
하지만 이런 장면은 경기 시작 전에나 나온다. 더구나 우승팀을 가르는 챔피언결정전(5판 3승제)에서는 긴장감이 더 커진다.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NH농협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만난 최 감독은 "박 감독님은 워낙 높은 선배시다. 배구 지식도 해박하시다"고 예우하면서도 "그래도 젊은 패기로 도전해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박 감독도 코트 위에서는 나이를 지운다. 그는 "감독 사이에 선후배를 나눌 필요가 있는가.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건 열정이다"라며 "열정이 경험을 앞선다"고 최태웅 감독과 양보 없는 대결을 예고했다.
챔프전 1차전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
최 감독은 "오늘 승리가 정말 중요하다"며 "인천 원정 2경기에서 1승 1패를 목표로 했는데, 오늘 승리하면 2승도 노릴 수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했지만, 1차전에서 OK저축은행에 패해 결국 1승 3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1차전 패배가 팀에 또 좌절을 안길 수 있다는 걱정이 크다.
반면 이번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박 감독은 "1차전 비중을 크게 두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3승을 해야 챔프전이 끝난다. 1차전에서 승리하거나 패했다고 챔프전이 끝나는 건 아니다"라며 "1차전 중요도는 5세트 경기의 1세트 결과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우승에 대한 열망은 똑같다.
박 감독은 "한국에서의 우승은 내 배구 인생 마지막 퍼즐"이라며 통합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냈다.
이탈리아, 이란에서 감독으로 활동하고 국가대표를 오래 맡은 베테랑 사령탑이지만 박 감독은 한국에선 우승한 적이 없다.
최태웅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좌절했던 현대캐피탈이 위기에 강한 팀으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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