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케어 vs 오바마케어…美하원 표대결 긴장 고조
트럼프, 어젯밤 공화 강경보수파 직접 '찬성' 설득 성공…입법 '청신호'
공화 '단독처리' 막판 표단속 진력…라이언 하원의장 "표결 안 진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미국인의 건강보험 제도를 결정할 1차 관문이 시작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치적'으로 자부하는 건강보험법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는 도널드 트럼프 새 정부의 건보법인 일명 '트럼프케어'가 23일(현지시간) 미 하원 전체회의에 상정돼 표결을 거친다.
아직 표결 시간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여전히 가늠하기 어렵다.
민주당이 '셧 다운'까지 거론하며 법안 저지에 나서고 공화당 내에서도 강경 보수파와 중도파 의원들이 서로 다른 이유로 트럼프케어 반대를 선언하면서 당초 하원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표결이 다가오면서 점점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위스콘신)과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캘리포니아),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총무(루이지애나) 등 공화당 지도부가 당내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막판 표 단속에 주력하면서 당내 이탈표가 빠르게 줄고 있어서다.
트럼프케어가 하원에서 통과되려면 과반인 216명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237석을 보유한 공화당의 단독 처리를 위해서는 최소한 당내 이탈표가 21명을 넘어서면 안 된다.
처음엔 상황이 다소 비관적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노심초사하며 며칠을 동분서주한 덕분인지 정치적 타격을 받을 위기에 섰던 그에게 막판 청신호가 켜졌다.
전날 밤 법안 통과의 최대 관건인 당내 강경보수파 모임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이 일단 찬성표를 던지는 쪽으로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직접 만나 최소한 상원 표결 전까지 법안의 일부 수정을 담보하는 조건으로 법안에 찬성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냈다.
이 모임의 회장인 마크 메도스(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과 장시간 회동한 사실을 전하면서 "원칙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법안을 '오바마 라이트(오바마케어를 약화한 수정판)'라고 규정하며 오바마케어를 완전히 폐기하라고 요구해왔다.
이 모임에는 강경보수 성향의 의원이 27명이나 참여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전부터 이들을 계속 접촉하며 공을 들여왔다.
공화당 내 중도파 의원 일부는 여전히 "오바마케어가 폐지되면 보험 혜택을 받는 사람이 줄 것"이라며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입법과제부터 실패한다면 국정 운영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도 이날 법안 부결 시 여권 전체에 들이닥칠 정치적 타격을 당내 이탈파 의원들에게 설명하며 막판 표 단속에 주력했다.소수당인 민주당은 일단 공화당의 당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만약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일단 하원에서 법안을 저지할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의회전문지 '더 힐'이 입수한 공화당의 표결 안내문에는 공화당 의원 중 최소 36명이 아직 찬반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와 있다. 라이언 하원의장은 "(당내) 반대표가 24표라는 주장이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많은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번 표결에서 지지 않을 것"이라며 "법안 통과에 거의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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