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모술 서부 주민 40만명 IS에 포위된 채 억류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이라크 모술 서부 지역에서 주민 40여만 명이 이슬람 테러조직 '이슬람 국가(IS)'에 사실상 인질과 다름없는 상태로 억류돼 있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23일 밝혔다.
브루노 게도 UNHCR 이라크 사무소장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모술 서부 지역은 식량, 연료가 바닥났고 모든 게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간신히 모술을 벗어난 주민들은 남쪽으로 20km가량 떨어진 함만 알 알리의 난민 캠프에 도착해 모술 상황을 증언했다.
게도 사무소장은 "밤에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 낡은 가구나 옷가지 등 태울 수 있는 것은 모두 태우고 있다"며 "하루에 한 끼만 먹고 견디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라크군이 주력인 연합군은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모술 탈환 작전에 나섰다.
이라크 제 2의 도시인 모술은 2014년 6월 IS에게 넘어간 뒤 IS의 근거지가 됐다. IS는 모술을 거점으로 이슬람 국가를 선포했다.
모술 동쪽 지역을 되찾은 이라크군은 2월 19일부터 IS가 아직 점령하고 있는 서부 지역을 되찾기 위해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2월 이라크군의 군사작전 이후 모술에서는 15만3천여명의 주민이 빠져나왔다. 매일 8천∼1만2천여명이 캠프에 도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모술을 탈출한 주민들의 영양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며 일부 어린이들은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려 있었다고 덧붙였다.
IS는 모술을 탈출하는 주민들을 폭격하거나 조준 사격하는 등 목숨을 위협하고 있지만 굶주림을 견디지 못한 탈출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UNHCR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34만 명이 모술을 탈출했고 7만명이 모술 동부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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