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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시흥캠 갈등 격화…'속 빈 강정'될라 불안한 배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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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시흥캠 갈등 격화…'속 빈 강정'될라 불안한 배곧

"의무형기숙대학 학부생 이전 없다" 소식에 '반쪽 교육도시' 우려

(시흥=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시흥캠퍼스를 조성하려는 서울대와 이를 반대하는 학생들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캠퍼스가 속한 배곧신도시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대와 시흥시가 실시협약을 체결해 캠퍼스 조성사업이 나름 가시화된 상태지만, 서울대 내 갈등이 계속되면서 사업이 끝내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특히 서울대 측이 학생들에게 '의무형기숙대학(Residential College)과 학부생 이전'을 사실상 하지 않기로 약속하면서 주민들이 원하는 것과 거리가 먼 캠퍼스가 들어설 수 있다는 불안감은 점차 커진다.

서울대 시흥캠퍼스는 배곧신도시 특별계획구역 91만여㎡ 중 교육·의료복합용지 66만2천여㎡에 조성될 계획이다.

작년 서울대와 시흥시가 맺은 실시협약대로라면 올 하반기 착공해 내년 3월부터 순차적으로 조성된다.

배곧신도시는 12개 대단지 아파트와 5개 주상복합 건물 등 17개 공동주택에 2만1천여 세대가 입주하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미 입주가 완료됐다.

이곳은 애초부터 '서울대 신도시'로 홍보됐다.

이 지역 한 아파트는 분양광고에 '유학 가자 서울대 신도시', '좋겠다 서울신도시 엄마들' 등의 문구를 삽입하고 '배곧신도시=교육도시' 이미지를 강조하며 학부모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역의 공인중개사 A씨는 24일 "이곳 입주민들은 투자목적보다도 실거주 목적으로 이주한 경우가 대다수"라며 "시흥시가 아무래도 다른 도시보다 교육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교육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이곳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다른 지역에서 식당을 하다가 서울대 캠퍼스가 조성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사했다"면서 "지금 손님은 공사 관계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학교가 준공되면 상권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흥캠퍼스와 관련해 서울대 내 갈등이 계속되면서 뚜렷한 캠퍼스 조성계획조차 나오지 않자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학생들은 시흥캠퍼스가 부동산투기로 발생한 수익에 기반을 둔 사업으로 '대학의 공공성'을 훼손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서울대가 땅과 건물을 지자체와 건설사로부터 지원받는 대신 서울대라는 이름을 단 캠퍼스를 '입점'시켜줘 배곧신도시 아파트 등이 잘 팔리도록 도왔다는 주장이다.

학생들은 서울대와 시흥시가 실시협약을 체결한 이후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에서 150여일간 점거농성을 진행했다.

이달 초에는 학교 측이 학생들이 점거한 본관으로 행정부서 이사를 진행하면서 직원과 학생들 사이 물리적 충돌도 빚어졌다.

현재도 시흥캠퍼스 갈등은 봉합될 기미 없이 성낙인 총장 퇴진운동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한 배곧신도시 주민은 "학교 주인은 학생이기 때문에 반대 목소리도 이해하지만, 시흥시는 공단 등으로 낙후된 이미지가 강해서 학생들이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지역균형 발전 여부도 좌지우지된다"며 "학생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학교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지다 보니 '캠퍼스가 설마 무산되는 건 아닌지' 불안하기도 하다"면서 "학교와 학생들이 큰 결단을 내려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학교 측이 "의무형기숙대학을 만들거나 (원치 않는) 학부생들을 이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주민들의 불안감이 '불만'으로 변한 경우도 있다.

일부 상가나 오피스텔 수분양자들은 이를 처분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공인중개사는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간 실시협약이 체결됐기 때문에 캠퍼스가 조만간 만들어지긴 하겠지만, 주민들 입장에선 어떤 형태, 모습일지가 중요하다"라면서 "본교 학생들이 와야 학구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질 텐데, 이들이 오지 않으면 교육연구도시가 '속 빈 강정'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주민들이 서울대 상황을 주시하며 관망하는 상태지만, 캠퍼스 조성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가만히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학생들이 안 온다는 얘기도 들리고, 기대보다 실수요가 부족할 거라고 판단했는지 웃돈을 받지 않거나 금전적인 손해까지 보면서 (상가·오피스텔을) 팔고 있다"고 전했다.




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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