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정치인들, 더는 세월호 갖고 정치하지 말아야"
대전 현충원 방문…"朴도 파면됐으니 정치적 이용 말아야"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되면 靑·국회 세종시 이전 검토"
(대전=연합뉴스) 홍정규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23일 "더는 정치인들이 세월호를 갖고 정치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날 대전 국립현충원을 방문하고 나서 기자들과 만나 "전 국민이 가슴 깊이 추모해야 할 사건을 걸핏하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걸핏하면 정치적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월호 인양이 본격화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주자들이 전라남도 진도 팽목항을 찾는 등 '세월호 민심' 끌어안기 행보를 보이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는 "젊은 학생이 대부분인 희생자를 3년 동안 정치권에서 얼마나 정치적으로 이용했느냐"고 반문하면서 "(세월호가 인양돼) 목포항으로 오면 한번 가겠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에 대해서도 "이제 파면됐으니 더는 그걸로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대로 처리하는 게 맞다. 개인적으로 구속·불구속 얘기를 할 수 없다"며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선을 치르려면 (박 전 대통령 신병 처리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캠프에서 열심히 계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지사는 세종시로의 수도 이전 주장에 대해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대로 '분권형 대통령제'가 되면 세종시가 새로운 수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것은 헌법 개정 때 한번 검토해봐야 할 사항"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이어 "세종시를 그냥 행정수도로 하는 것은 헌법재판소 판결에 어긋나게 된다"며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되면 청와대와 국회가 세종시로 가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날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해 대전 현충원에 안장된 장병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대란대치(大亂大治·나라가 어지러울 때 큰 정치가 요구된다)'를 적었다.
묘역을 둘러보던 홍 지사는 유가족이 없는 병사의 묘비를 쓰다듬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홍 지사는 "남북 관계가 이토록 위태로운 적이 없었다. 어떻게 보면 6·25 전쟁 이래 가장 위태로운 순간이 지금"이라며 "북한이 핵 도발을 계속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아무리 경계 태세를 유지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충원 방문 이후 천안함 선체가 있는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정치인들이 부대 안에 자꾸 들어가는 게 모양이 사나울 것 같다"며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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