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목잡는 공화당 큰손…"더 철저한 反오바마케어 내놔야"
美 코크 형제 "트럼프케어 반대 의원 후원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새로운 건강보험 '트럼프케어'가 23일(현지시간) 하원 표결을 앞둔 가운데, 공화당의 '큰손'으로 불리는 찰스(81)·데이비드(76) 코크 형제가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오바마케어'를 철저히 뒤집은 법안이 아닌, '오바마케어 2.0'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코크 형제가 지원하는 보수단체 '번영과 자유를 위한 미국인'은 하원 표결에서 트럼프케어를 반대해 표를 던지는 의원들을 지원할 수백만 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트럼프케어는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대체하려는 법안이다. 의료보험 미가입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오바마케어 조항을 없애고 저소득층 보조금을 폐지하는 대신, 연령에 따른 세액공제를 도입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의제인 '오바마케어 폐지'를 반영한 첫 입법이라는 점에서, 하원 통과 여부가 이후 국정 추진동력을 가늠할 분수령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코크 형제 등은 트럼프케어를 '오바마케어 2.0'이라고 부르며, 오바마케어의 진정한 폐지와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한다.
코크 형제가 지원하는 단체인 '번영과 자유를 위한 미국인'(AFP)의 부회장인 제임스 데이비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케어를 완전히 폐지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 법안은 그것을 실현하지 못한다"며 "우리는 그 약속을 지켜 이 법안을 반대하는 의원들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지원할 의원들은 공화당 강경파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 등이다.
트럼프케어 하원 통과에 사활을 건 트럼프 대통령과 폴 라이언 하원 의장에 맞서 프리덤 코커스는 법안 통과를 저지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에 트럼프 진영은 이들이 차기 의원 선거에서 낙마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번영과 자유를 위한 미국인'은 반대 의원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광고 캠페인을 시작한 데 이어 우편물 발송, 풀뿌리 선전 운동 등 다양한 트럼프케어 반대 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