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갈등에도…한중, 중국군 유해 28구 인도식
중국 "대한민국 우호와 선의에 감사…유해송환 지속 기대"
국방부 "한중관계 어려움 있지만 인도주의 실천"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우리나라는 22일 6·25전쟁 때 숨진 중국군 유해 28구를 중국 측에 인도했다.
주한미군 사드(고고고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관계가 얼어붙고 있지만, 인도주의 정신을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에 따라 유해가 송환됐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10시 인천공항에서 황인무 국방차관과 쑨샤오청(孫紹聘) 중국 민정부(행정자치부격) 부부장(차관급)이 양국 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중국군 유해 인도식을 거행했다.
이번에 중국으로 돌아가는 유해 28구는 국방부가 작년 3∼11월 발굴해 유전자(DNA) 검사 등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쑨샤오청 민정부 부부장은 기념사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과 언론 등이 보여준 중국군 유해송환에 대한 우호와 선의에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순조로운 인도식 행사를 위해 정성을 다해 준 대한민국 국방부를 비롯한 모든 관계 기관에 사의를 표하며, 특히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 양국은 인도주의 원칙에 입각한 우호협력 정신을 바탕으로 중국군 유해송환에 합의했으며 4년간의 인도식을 통해 총 569구의 중국군 유해를 중국으로 송환했다"면서 "중국은 앞으로도 대한민국과의 지속적인 우호협력을 바탕으로 중국군 유해송환사업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황인무 국방차관은 "역사적으로 교전 쌍방 간의 유해송환은 과거의 상흔을 치유하고, 양국 관계를 발전적으로 증진시켜 나가자는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제네바협약에 명시된 인도주의적 정신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중국군 유해를 송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황 차관은 "지난 시기 전쟁의 상흔으로 남아 있는 양국의 과거를 치유하고 고향에 있는 유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인도주의적 배려이며 신뢰에 대한 증명"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발굴되는 중국군 유해를 지속 송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국방부도 "올해도 변함없이 이런 합의를 바탕으로 북핵 및 미사일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중관계의 어려움이 있지만,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중국군 유해송환을 추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취해지고 있는 중국의 보복조치로 초래된 싸늘한 한중관계를 북핵 및 미사일 문제 해결 과정에서 어려움이라고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앞으로 발굴되는 중국군 유해도 지속해서 송환할 것"이라며 "양국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군 6·25 전사자 발굴 과정에서 나온 중국군 유해는 2014년부터 이번까지 4차례에 걸쳐 569구가 송환됐다.
한중 양국은 매년 발굴된 중국군 유해를 국제법과 인도주의 정신을 존중해 중국의 청명절 이전에 송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6·25 중국군 유해송환은 2013년 6월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안을 중국 측이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
이에 따라 2014년 중국군 유해 437구가 송환됐고 2015년과 2016년에도 각각 68구, 36구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4년 3월 박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군 유해송환에 대해 감사의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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