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고령화의 그늘…개호시설 노인학대 사상최다·1년새 36% 급증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일본에서 노인요양(개호)시설 직원들에 의한 노인 학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2일 일본 후생노동성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노인요양 시설에서 직원들에 의해 일어난 노인 학대는 408건(피해자 복수인 경우 포함)으로, 2006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았다.
고령화로 노인수 자체가 늘어나는 것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전년(300건)보다 36%나 늘어 증가세가 가팔랐다.
개호 시설에서 직원으로부터 학대를 받은 피해자의 수는 778명이었으며, 이 중 70%는 치매환자였다.
이 중에서는 사망 사례도 있었다. 2015년 5월 히로시마(廣島)현의 한 '치매 그룹홈'에서는 2층 창문에서 입소 노인이 떨어졌지만 직원의 구명조치 태만으로 숨져 '직원 책임 방기'로 분류됐다.
학대의 원인(복수회답)으로는 직원의 교육·지식·개호 기술의 부족(65.6%), 직원의 스트레스 제어 문제(26.9%)가 주로 꼽혔다.
일본은 지난 2006년 이미 총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 즉 고령화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난 2015년을 기준으로 7년 연속 인구가 감소했지만 노인 인구 비율은 꾸준히 늘어 고령화율은 26.7%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개호시설에서 학대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은 노인인구의 증가로 입소자가 급증하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노인 학대 예방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커진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후생노동성은 "시설수가 느는데다 아동학대에 대한 지자체의 인식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발견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호 시설에서의 학대가 급증한 것과 달리 가해자가 가족이나 친척인 노인 학대 사례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5년 가족과 친척에 의한 노인 학대 적발 건수는 1만5천976건으로 전년보다 1.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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