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후엔…미수습자 수색·선체 내부정리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세월호가 순조롭게 인양 작업을 마치고 목포 신항에 도착하게 되면 바로 선체 내부 정리와 미수습자 수색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은 22일 "사고 해역의 기상 여건이 양호하고 사전 인양 테스트 결과도 좋아 이날 바로 세월호 본체 인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러나 작업이 차질없이 진행돼도 본격적인 선체 수색에 착수하기까지 최소 13일 이상 걸리고 도중에 기상상태가 악화하면 그만큼 더 지체될 수밖에 없다.
세월호를 물속에서 끌어올리는 데만 사흘이 소요되고 이후 반잠수선에 실어 목포까지 옮기는 데 열흘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세월호 미수습자는 9명이다.
해수부는 목포 신항에 선체 적치가 완료되면 객실부를 잘라내 원래 모양대로 바로 세운 뒤 실종자 수색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세월호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선체를 변형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세월호 내부는 바닷속에서 유입된 뻘과 내부 물품, 선체 파편, 승객 유류품 등이 뒤섞인 상태로 추정된다.
뻘 등을 걷어내는 동시에 조심스럽게 미수습자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내부 정리와 수색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해수부는 국민이 수색 작업을 지켜볼 수 있도록 현장을 공개할 계획이다.
미수습자 수색과 유류품 수거 등이 마무리되면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본격적인 선체 조사가 시작된다.
선체 조사 등을 위해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만들어지지만 아직 인적 구성도 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법이 공포·시행된 것은 21일이었다.
선체조사위원회는 국회가 선출하는 5명과 희생자가족 대표가 선출하는 3명 등 8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의 주요 업무는 선체에 대한 조사와 선체 인양 지도 및 점검, 미수습자 수습, 유류품·유실물 수습과정 점검, 선체 처리에 관한 의견표명 등이다.
활동기간은 조사 개시일로부터 6개월 이내이며, 4개월 이내 범위에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세월호 인양 작업에 들어가 목포 신항에 거치하기까지 13일 이상 가량 걸린다는 점에서 위원회 구성까지 시간은 다소 남아 있다.
다만 위원회가 세월호 인양 과정을 점검하는 역할도 부여받았지만 인양 작업은 위원회 없이 진행되게 됐다.
위원회의 가장 큰 역할은 세월호 선체 분석을 통한 사고 원인 조사다.
현재로썬 세월호가 당시 조타수의 부적절한 조타로 급격히 회전하다 배에 실려 있던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복원력을 상실해 전복된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는 선체를 직접 조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지는 않았다.
정부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사고 원인에 대해 각종 의혹이 제기됐고 '잠수함 충돌설'까지 거론된 상황이다.
가뜩이나 중국 인양 업체가 작업 과정에서 선체에 큰 구멍들을 뚫는 등 선체 외형을 일부 변형시켰고 3년간 바닷물 속에 있으면서 부식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사고 원인 조사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세월호 선체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큰 고민거리다.
유족들은 선체를 원형대로 보존하자는 입장이지만 선체가 워낙 크다는 게 현실적인 문제다.
정부는 아직 세월호가 어떤 상태인지도 알 수 없어 선체 보존 여부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미수습자 수색과 사고 원인 조사 등 선체 인양 이후 작업은 세월호 가족들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진행하고 선체조사위원회가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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