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美국무, 나토 외무장관 회의 불참은 불행한 시그널"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하원 군사위서 주장…트럼프정부 '나토 경시' 논란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다음 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 불참이 21일(현지시간) 도마 위에 올랐다.
미 국무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해명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 수뇌부의 '나토 경시'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문제를 꺼내 든 이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그는 이날 열린 하원 군사위에 출석해 "일정 탓이라고는 하지만 최근 나토를 둘러싸고 진행된 논의를 고려하면 그것(불참)은 불행한 일정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부터 '나토 안보무임승차론' 등을 제기하며 나토와의 관계 재조정 등을 공언했던 만큼 틸러슨 장관이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입장을 조율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 회의는 다음 달 5∼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은 6∼7일 미국을 찾는 시 주석 방문을 들어 불참을 통보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틸러슨 장관의 불참이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나토 회의를 건너뛴 그가 나토와 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에는 5월 말 방문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석유회사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틸러슨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구'로 불릴 만큼 막역하다.
따라서 나토 불참 결정 등 그의 일련의 발걸음은 러시아에만 다가서고, 나토에 는 거리를 두는 행보로 오해받을 만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 독일의 방위비 공정부담과 공정무역을 강력히 촉구하는 등 나토에 대한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낸 바 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에 대해서도 "우리를 세계의 질병으로부터 차단하기 위해 스스로 장벽을 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마음은 편하지만, 외국의 문제가 곪아 터지면 조만간 미국으로 들어왔음을 역사는 가르쳐주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국무부 예산이 29% 감축된 예산안에 대해 "미국의 외교력을 약화할 것"이라며 "미국의 위상에 너무 놀랍도록 큰 타격을 줄 것이어서 미 정부의 누가 그것을 제안했다는 것조차 믿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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