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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서점 시장 쟁탈전 속 지역 중소서점 '존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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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서점 시장 쟁탈전 속 지역 중소서점 '존폐 위기'

안양·과천·의왕지역 서점 50여곳에서 10여곳으로 줄어

(안양=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경기 남부지역에서 목 좋은 곳을 차지하려는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의 기싸움이 가열되면서 지역 서점들이 존폐 위기에 몰리고 있다.

올해 초 분당 서현역 근처 퍼스트타워 지하 1층에 들어있던 교보문고가 영풍문고에 자리를 내준데 이어, 안양 평촌 롯데백화점 6층의 영풍문고 자리를 교보문고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평촌에 있던 영풍문고와 안양시 만안구에 있는 교보문고는 조만간 각자의 매장 문을 닫고 서로 자리를 바꿔 매장을 리모델링한 뒤 올 하반기에 각각 새 간판을 달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서점을 대표하는 대그룹 계열 서점들이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지역 서점들은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안양문고를 운영하면서 안양서점조합연합회 조합장을 맡고 있는 이영순(64)씨는 "2005∼2006년 영풍문고와 교보문고가 들어오기 전까지만해도 안양과 과천, 군포, 의왕 지역을 합쳐 약 50여개 지역서점들이 있었지만, 이후 하나 둘 문을 닫아 지금은 겨우 10여개 뿐"이라고 말했다. 안양 만안구에만 한때 30여개에 이르렀던 서점은 이제 단 3개만 남아있을 뿐이다.

평촌에 영풍문고가 들어오면서 인근 뉴코아아울렛 지하 2층에 있던 중앙문고와 관양동에 있던 현대서점, 비산동에 있던 중앙서점 등 비교적 큰 지역 서점들이 차례로 문을 닫았고, 안양문고 역시 교보문고가 들어온 뒤 6년간 서점 문을 닫아야 했다. 교보문고에서 100여m 떨어져 있던 54년 전통의 대동문고는 매출이 급감해 2008년 11월 결국 부도를 냈다.

이씨는 "6년간 매장을 접었고 다시 문을 열어 6년간 영업해 왔는데, 결국 안양문고를 포기해야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문고는 3년 전 경기도 화성시로 내려가 삼성문고로 영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곳에도 대형 매장이 밀고 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또다른 서점연합회 관계자는 "영풍과 교보의 경쟁 속에 지역 서점들이 속속 무너지는 것은 이미 전국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며 "대형마트가 전통시장 근처에 들어서지 못하게 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대형서점들이 지역 서점 인근에 매장을 내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양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송현주 의원은 "중소상인들을 지원하는 방식을 원용해 지역 서점들을 지원할 수 있는 법안을 곧 발의할 예정"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대그룹 서점의 시장 진입을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송 시의원은 또 "영풍문고나 교보문고 등 대그룹 계열 서점과 지역 서점들이 상생할 수 있는 길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9월 부산시가 지역서점을 살리기 위한 조례를 발의했으며, 경기도의회도 이런 취지의 조례를 만들고 있다.






kjw@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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