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소환] 옆 건물서 재판받은 최순실…"할 말이 없는 상태"(종합)
무덤덤 표정으로 일관…검찰 출석 요구엔 "힘들다"며 불응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강애란 기자 = 최순실(61)씨가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조사받는 서울중앙지검 바로 '옆 건물'에서 재판을 받았다. 최씨의 변호인은 최씨가 "할 말이 없는 상태"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고 말했다.
최씨는 21일 오후 2시 1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과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속행공판에 출석해 평소와 다름없는 굳은 표정으로 재판에 임했다.
그는 변론 시작 전 피고인석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거나 변호사와 조용히 대화를 나눴다. 증인 김인회 KT 부사장에 대한 신문이 진행된 후엔 물을 들이마시고 머리를 만지작거리다 손톱을 물어뜯는 등 그간 종종 보인 '일상적' 행동을 했다.
같은 시간 박 전 대통령은 법원에서 350m, 도보로 5분 떨어진 서울중앙지검에서 오전 9시 35분께부터 시작된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이는 40년 지기이자 이번 사태의 양축인 이들이 최근 들어 가장 근거리에 있는 상황이다.
최씨의 변호인 최광휴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최씨가 박 전 대통령 소환 조사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니 가만히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최씨가 박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뉴스를 다 보고 있다. 저녁에 (구치소에) 가면 다 본다"며 "상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돌아가는 것은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씨는 이달 10일 재판 중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파면 소식을 듣고 휴정 시간에 '대성통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최근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사실을 접하고 큰 죄책감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 특수본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조사와 맞물려 최씨와 안 전 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 3명에게 검찰 출석을 요구했으나 이들은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질조사 필요성이 생길 경우를 염두에 두고 이들을 '대기' 차원에서 불렀던 것으로 해석된다. 최 변호사는 "(최씨가) 힘들어서 쉬고 싶어 한다는 취지로 (불출석 사유서를) 적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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