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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데 때렸죠" 트럼프와 설전한 독일기자 스타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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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데 때렸죠" 트럼프와 설전한 독일기자 스타덤

WP 인터뷰서 "할일했다"며 '트럼프 언론관' 비판

"트럼프 탓 백악관 '돌직구-솔직한 답변' 관행 실종"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상회담 후 '송곳 질문'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난처하게 한 독일 여기자가 스타덤에 올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7일 두 정상의 첫 만남 후 기자회견에서 독일 통신사 DPA의 크리스티나 둔츠(25)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주목받았다.




둔츠 기자는 메르켈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연합(EU) '무시'에 대해 질문한 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유럽을 약화해 결국 미국에도 역효과를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어 "당신은 '가짜 뉴스'를 비난하지만, 동시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신을 도청했다는 것을 포함해 명백히 거짓된 주장을 퍼트리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물어 트럼프 대통령을 당황하게 했다.

발끈한 트럼프 대통령은 둔츠 기자를 '친절하고 우호적인 기자"라고 비꼬면서, 무역 정책에서 자신을 '고립주의자'라고 부르는 것은 가짜 뉴스를 만드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기자회견 후 그의 휴대전화로는 트위터와 문자 메시지가 쏟아졌고, 그의 트위터 팔로워는 사흘 동안 4배 이상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가 극히 낮은 독일에서는 그에게 인터뷰 요청이 쏟아졌다. 한 TV 쇼는 "둔츠 기자가 전쟁이 선포될 위험을 무릅쓰고 거친 질문을 던졌다"고 풍자했다. 트위터에는 '퓰리처상을 받을 만하다. 찬사와 존경을 보낸다'와 같은 칭송이 쏟아졌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골룸' 같은 모습으로 나와 "친절하고 우호적인 기자아아아! 우리를 해쳐선 안 돼"라고 외치는 인터넷 동영상마저 만들어졌다.

둔츠 기자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관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가 아픈 곳을 건드린 것 같다. 내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적인 자세와 미국의 가치에 관한 것이다. 그는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을 가짜 뉴스를 계속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미 언론이 너무 '약한' 질문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문제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몰아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백악관에서 언론의 직설적이고 불편한 질문들에,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답변하는 관행이 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솔직함에 고통을 느끼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기자회견에서 미 기자들은 국내 이슈인 헬스케어 개편과 두 지도자 간 스타일 차이 같은 것을 묻는 데 그쳤다.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의 타라 팰머리 여기자는 "독일 언론이 우리를 부끄럽게 했다"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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