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수반 "브렉시트 반대자들 우리에게 오라"
메이 총리에 "고집불통" 비판…"스코틀랜드 미래 스코틀랜드인에 달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스코틀랜드로 이주하라면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를 재차 압박했다.
그는 메이 총리의 거부에도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를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인디펜던트 등 영국언론에 따르면 스터전 수반은 18일(현지시간) 애버딘의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춘계 전당대회 연설에서 "스코틀랜드는 아직 여유가 있다. 웨스트민스터(영국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길을 우리만큼 끔찍해 하는 분들은 우리에게 합류하시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로 와서 살고 일하고 투자하고 공부하시라"면서 "스코틀랜드로 와서 현대적이고 진보적이며 개방적이고 열정 있는 나라의 일부가 돼라"고 덧붙였다. 스터전 수반의 소속당인 SNP 당원들은 기립 박수로 스터전의 발언에 동조했다.
스터전은 테레사 메이 총리에 대해선 "고집불통"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스터전은 "메이 총리의 태도는 유럽연합(EU)과의 협상이 재앙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우리에게 우려를 자아낸다"며 "총리가 스코틀랜드에 그러는 것처럼 고집불통에 EU 회원국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면 브렉시트 과정은 암초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아울러 메이 총리의 분리독립 국민투표 거부에 대해 "스코틀랜드의 미래는 스코틀랜드인의 손에 달렸다. (스코틀랜드의회의 국민투표 발의를) 거부한다면 총리는 동등한 정치체들의 연합왕국이라는 영국의 개념을 돌이킬 수 없이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터전은 특히 "메이 총리에겐 다시 생각할 시간이 있고, 그녀가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면서 "우려하는 것이 타이밍이라면 기꺼이 토론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 요구와 관련해 "내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고 거부한 바 있다.
영국 정부의 반대에도 스터전 수반은 이번 주 스코틀랜드의회에서 영국 의회에 독립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발의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스코틀랜드의회는 스터전이 이끄는 SNP가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스터전의 영국 하원에 대한 '섹션 30' 요청이 무난히 받아들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섹션 30'은 스코틀랜드의회가 구속력 있는 독립 주민투표를 하는 데 필요한 법적 절차로, 스코틀랜드자치정부는 내년 가을∼내후년 봄 사이 주민투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제2당이자 메이 총리가 속한 보수당은 스터전의 발언이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잭슨 칼로 스코틀랜드 보수당 부대표는 스터전 수반에 대해 "평범한 스코틀랜드인들의 바람과 반대로 협소한 자신만의 어젠다를 추구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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