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1차 컷오프' 홍준표 압도적 1위…친박도 건재
홍준표, 절반 육박하는 득표로 1위…내일 본경선 주자 4명 확정
비문연대 이견 '불씨'…친박-비박 계파갈등 재점화 될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자유한국당의 대선주자 경선 1차 컷오프(예비경선)에서 이른바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건재를 과시했다.
처음 스타트라인에 섰던 9명의 주자 가운데 전날 1차 첫 오프에서 '비박(비박근혜)'으로 분류되지만 보수 주자 가운데 가장 강력한 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와 안상수 의원 외에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관용 경북지사와 김진태 의원, 원유철 의원,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가나다순) 등이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이들 6명의 주자는 19일 TV조선이 주관한 첫 합동 TV 토론회에서 격돌했고, 한국당은 20일 2차 컷오프를 통해 이들 가운데 본경선에 진출할 4명의 주자를 가려낸다.
1차 컷오프 결과는 '책임당원 70%, 일반국민 30% 여론조사' 경선룰에 따라 친박계의 조직표가 효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최고위원과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태극기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고, 원 의원도 헌재의 '8인 재판관 결정'의 위헌 가능성을 제기하며 사실상 탄핵반대 쪽에 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지사는 TK 지역의 자치단체장을 맡고 있다.
당내 기반이 없으나 약한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조경태 의원 등 3명은 고배를 마셨다.
어쨌든 박 전 대통령 탄핵에도 한국당내 친박세가 만만치 않음을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일 4명으로 본경선 주자를 압축하는 2차 컷오프에서도 '책임당원 70%, 일반국민 30% 여론조사'가 그대로 적용된다.
한국당은 물론 범보수 주자들 가운데 여론 지지율이 가장 높은 홍 지사는 불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지지층의 표를 가장 많이 흡수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본경선까지는 무난히 진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홍 지사는 1차 컷오프에서 절반에 육박하는 득표로 2위와 압도적 격차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결국 본경선에서도 비박의 홍 지사와 친박 주자 간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본경선은 책임당원 50%, 일반국민 50%의 여론이 반영된다.
한국당 주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안된다'는 점에서 공동전선을 펴고 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반문(반문재인), 비문(비문재인) 연대에 대해서는 생각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경선에서 신경전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친박계와 비박계간의 해묵은 계파 갈등이 다시 고조되면서 파열음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
19일 TV조선이 주관한 첫 한국당 대선후보자 경선 토론회에서 국민의당, 바른정당 후보와의 비문(비문재인) 연대 동참 여부에 대한 'OX' 질문에서 김관용 경북지사와 원유철 의원은 'O'를, 김진태·안상수 의원과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X'를, 홍준표 지사는 '△'를 선택했다.
'△'를 선택한 홍 지사는 "우파 후보 단일화에 찬성한다"면서 바른정당과의 연대에는 문을 열어놨고,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중도후보가 나올 수 있다면서 "판세를 훑어보고 그때 결정하는 것이 맞다"면서 여지를 남겼다.
홍 지사 본인이 '보수 단일후보'를 쟁취하려면 앞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과 연대에 나설 수밖에 없어 한국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더라도 당내 여론 정지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바른정당은 한국당내 친박 '8적'에 대한 인적청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연대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어 홍 지사의 고민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대선후보로 누가 정해질지, 또 비문연대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따라 전체 대선구도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당은 17일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된 비전대회에 탄핵에 반대해온 '태극기 부대'가 대거 점령해 고성과 야유가 난무한 점 등을 고려해 본경선에서 4차례에 걸쳐 실시하려던 비전대회를 TV토론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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