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마친 네덜란드, 연정 구성 논의 본격화…킹메이커는 누구?
제1당 지킨 뤼테 연정 구성 주도권…극우정당 PVV는 일단 제외
'총선 돌풍' 클라버, 우파와 연대보다 '좌파·중도 연대' 선호
'경우의 수' 많아 진통…1·2당 집권 배제된 이례적 상황 오나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지난 15일 총선거를 치른 네덜란드 정치권은 이번 주 본격적으로 연립정부 구성방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마르크 뤼테 전 총리가 이끌던 내각은 지난 14일 이미 사퇴해 현재 네덜란드는 '무정부 상태'이다.
네덜란드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1일 이번 총선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이번 총선 결과 과반 정당이 나오지 않은 데다가 13개 정당이나 원내에 진출했고, 의석수 차이도 크지 않아 연립정부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현재로썬 어떻게 정부가 구성될지, 누가 '킹메이커' 역할을 하게 될지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번의 경우 2개 정당이 연립해서 정부를 이뤘지만, 이번에는 4~5개 정당이 연대해야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연정 구성의 주도권은 전체 150석 가운데 33석을 얻어 제1당 사수에 성공한 자유민주당(VVD)의 뤼테 전 총리가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극우 포퓰리스트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자유당(PVV)은 20석을 얻으며 제2당이 됐지만, 연정에는 참여하지 못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총선을 마친 뒤 빌더르스 대표는 연정 참여를 희망했지만, 다른 주요 정당 대표들이 이미 PVV와는 연대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각 19석으로 공동 제3당에 오른 온건 노선의 기독민주당(CDA)과 민주66당(D66), 좌파 성향으로 각각 14석을 얻은 녹색좌파당(GL)과 사회당(SP), 제7당인 9석의 노동당(PvdA)의 선택이 주목된다.
집권을 위해선 과반인 76석을 확보해야 한다.
가장 유력한 연정 방안 중 하나는 VVD(33석)가 직전까지 연립정부를 구성했던 PvdA(9석)와 손을 잡고 여기에 온건 중도인 CDA(19석)와 온건 좌파인 D66(19석)을 합치는 것이다.
PvdA가 VVD와 연정했다가 이번 총선에서 대패했다는 점에서 빠지고 VVD가 CDA, D66 이외에 GL(14석)과 연정을 구성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이 경우 의석수가 85석으로 절반을 훨씬 넘게 돼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GL 총선 승리를 이끈 '네덜란드의 트뤼도' 예시 클라버 대표는 총선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보수인) VVD와 연립정부에 참여하는 게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고려해 볼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VVD와 CDA, D66가 GL 대신에 SP(14석)를 연정 파트너로 삼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경우 의석수도 85석이 된다.
제1당과 제2당을 제외한 가운데 CDA와 D66, GL, SP, PvdA 및 나머지 군소 정당이 참여해 연정을 구성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경우 제1당과 제2당이 집권하지 못하는 아주 이례적인 케이스가 될 전망이다.
클라버 대표는 좌파 성향의 정당 및 온건 노선의 CDA 등과 연대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동 3당인 CDA와 D66의 선택이 주목된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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