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검증공세…민주주자들 '아킬레스건' 어떻게 보완할까
文측, '폐쇄적' 지적에 "원칙있는 통합과 외연확장에 노력"
安측,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 "충분히 해명…성실히 답하겠다"
李측, 음주운전·'욕설' 과거…"사실 근거않은 논란, 강력대응"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호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레이스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상대방을 향한 견제와 검증 공세도 본격화하고 있다.
"장점은 내세우고 약점은 최대한 숨겨라"는 기본 공식에 따라 각 주자는 향후 토론회 등 경선과정에서 각자의 '아킬레스건'을 어떻게 방어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 문재인 '패권 지적·영입인사 구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 또는 '폐쇄적·비개방적'이라는 지적이 완전히 사그라들지는 않은 모습이다.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는 압도적인 우위지만,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근소한 차이로 추격하는 것도 이와 맞물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지사는 최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등이 잇따라 당을 떠난 것을 거론하며 "당내에서도 효과적인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끄느냐"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원칙있는 통합, 정의로운 통합' 기조를 꾸준히 지키며 외연확장에도 힘써 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대변인은 19일 통화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영입만 봐도 폐쇄적이거나 외연확장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변화로 지지를 얼마나 확장했는지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을 떠난 비문(비문재인) 계열 인사들에 대해선 "혁신에 대한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는 이들까지 모두 놓치지 않고 함께 하는 것이 통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규모 캠프를 꾸리며 영입인사들이 계속 구설에 오르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최근 문 전 대표는 캠프 인사들이 말실수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에 팟캐스트, 방송 출연 등은 철저히 사전 조율을 거치도록 제한을 뒀다.
다만 이재명 성남시장이 문 전 대표 측에 기득권 인사들이 계속 영입돼 '기득권 대연정'을 이뤘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이념에 갇히지 않고 인재들을 모은 것에 '친재벌'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잘못"이라고 김 대변인이 반박했다.
열성 지지층인 소위 '문빠'들의 비문 인사들을 겨냥한 '문자폭탄' 등도 고민거리다.
캠프 관계자는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면이 있어 완전히 통제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면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문 전 대표가 제지하고, '선플운동' 등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안희정 '대선자금 구속·어려운 화법'
안희정 지사 측은 2002년 대선 당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징역형을 받은 과거가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된다.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 지난 3, 4차 당내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최성 고양시장은 이와 관련한 문제 제기를 계속하며 안 지사의 신경을 건드렸다.
안 지사 측은 이런 논란을 피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징역으로 이미 죗값을 치렀고 참여정부 당시 어떤 공직도 맡지 않음으로써 누구보다 진정성 있는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번의 도지사 선거를 치르며 충분히 해명한 내용이기도 하거니와 질문을 받았다면 성실하게 답하는 게 국민 앞에 나선 정치인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의 말이 사변적이고 어려워 대중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안 지사 측은 토론회 등 간결하게 생각을 전달할 수 있도록 화법을 가다듬어 향후 대선주자 토론회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약점으로 평가받는 정책이나 메시지의 구체성 부족 역시 적극적으로 해결할 때가 됐다고 보고 이미 전략에 변화를 준 것으로 파악된다.
'대연정'이라는 소신과 '민주주의·헌법 수호'라는 거대 담론을 강조해 오다 구체적인 예를 들며 문재인 전 대표의 리더십 부족에 공세를 가하기 시작하기도 했다.
지난주 구체적인 정책 공약으로 제시한 '전 국민 안식년제'가 대선주자 간 이슈로 떠오른 것도 캠프로서는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다.
재원과 구체적인 실현 방법 등이 충분히 준비된 만큼 이를 시작으로 잇따라 발표될 정책들로 벌일 후보 간 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읽힌다.
◇ 이재명 '음주운전 전과·욕설 논란'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특유의 '사이다' 화법이 자칫 너무 공격적으로 비치면서 안정적이지 못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따라 일관성과 선명성을 강조하는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성남시정을 통해 검증된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면서 정책 측면에서의 안정감을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또 앞서 이 시장은 과거 전과를 페이스북에 공개하고 일일이 해명하는 등 논란 소지가 있는 사안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도 과거 음주운전 전력은 가장 큰 약점이다. 최근 토론회에서 최 시장이 이 부분을 잇따라 지적하자 이 시장이 "젊은 시절 음주운전은 제 잘못이고 사과하고 뉘우친다"고 사과하며 몸을 낮추기도 했다.
다만 파크뷰 특혜분양사건 보도에 협조하던 과정에서 발생한 검사사칭 방조, 성남 시립의료원 설립조례 폐기에 항의하면서 특수공무집행방훼로 처벌된 건 등에 대해서는 "변호사로 부정부패와 싸우다가 그런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공정사회를 만들기 위해 투쟁하다가 생긴 범죄기록은 알려져도 이 시장에게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거 배우 김부선씨와 SNS 상에서 오간 설전이나, 형제간 불화로 인한 '형수 욕설' 논란과 관련해서는 정치적 악용이나 허위사실 유포 등에 강력히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시장측 관계자는 "김부선씨 사안은 언론에서 자의로 해석한 부분이 많고, 김씨도 여러 차례 이 시장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논란이 벌어지면 상대방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이 갈 수 있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욕설 부분은 어머니가 형님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을 보고 인간적으로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생긴 부분이다. 성남시장 재선때 유권자들에게 설명을 충분히 드렸고, 또 이해해주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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