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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주민 2~3개월치 옥수수 살 돈 허공에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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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주민 2~3개월치 옥수수 살 돈 허공에 쐈다

집권후 5년간 탄도미사일 46발 발사…김정일 18년보다 3배

핵·미사일 개발에 '올인'…틸러슨 美 국무 "미사일 위기 눈으로 확인"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집권 6년째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금까지 탄도미사일 46발을 발사했으며, 이들 미사일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주민 2~3개월 치 배급 옥수수를 구매할 수 있는 규모로 분석됐다.

19일 군 당국에 따르면 김정은은 2012년 집권한 이후 근 5년간 28회에 걸쳐 46발의 각종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특히 지난해에만 24발로, 전체 발사 수량의 50%가 넘는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12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 1발과 지난 6일 스커드-ER 4발 등 벌써 5발을 발사했다.

사거리 300~700㎞의 스커드와 1천㎞의 스커드-ER 등을 23발, 1천200~1천300㎞의 노동미사일은 10발, 사거리 3천㎞ 이상의 무수단은 8발을 발사했다. SLBM(비행 거리 500㎞) 4발과 북극성 2형(비행 거리 500㎞·사거리 2천㎞ 이상 추정) 1발도 발사했다.

군은 김정은의 미사일 도발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에도 북극성 2형뿐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거리 미사일(로켓) 등을 연달아 발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 내에 50발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군 관계자는 전망했다.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집권 18년간 16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아들인 김정은이 3배 가까이 미사일을 더 쏘아댄 것이다.

김정은의 지시 아래 쏜 미사일은 단거리·준중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으로 다양하다. 이들 미사일은 모두 1t 이하로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북한 전략군과 노동당 군수공업부는 이들 미사일에 탑재할 핵무기 소형화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지난 6일까지 쏜 미사일 46발을 북한이 과거 중동지역에 수출한 미사일 가격 등으로 단순 환산하면 1천5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북한 주민들이 두세 달 먹을 수 있는 옥수수를 구매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북한은 과거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발사대까지 포함해 대당 10억~20억 원에 수출했다.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은 판매한 적이 없지만, 스커드 미사일의 3배가량인 대당 30억~60억 원으로 군 관계자들은 추산한다.

SLBM과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고체추진 북극성 2형 미사일의 대당 가격은 스커드 미사일의 5배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면 대당 50억~100억 원이란 얘기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지난 17일 한국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한국 사람에게는 매일 매일이 쿠바 미사일 위기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1962년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하면서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 일촉즉발까지 갔던 상황을 현재의 남북한 상황에 비유한 발언이다. 한국 사람들은 매일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노출되어 있고, 한반도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충돌 직전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틸러슨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는 김정은의 미사일 도발을 보면 실감이 난다. 김정은은 집권 내내 탄도미사일의 정밀도와 사거리 향상뿐 아니라 핵탄두 탑재 기술 개발에 '몰빵'하고 있기 때문이다. 46발을 발사한 것도 이런 일환이라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북한의 이런 태도 변화를 유도하고자 13억5천만 달러(약 1조5천272억 원) 상당을 제공했으나, 북한이 '뒷주머니'를 찼다고 벼르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16일 미·일 외교장관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20년간 실패한 접근을 했다. 그것은 미국이 북한이 다른 길을 가도록 독려하기 위해 13억5천만 달러를 제공한 기간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1995년부터 2008년까지 14년 동안 북한에 지원한 이 금액은 50%가 식량, 40%가 에너지 지원에 할당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7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북한은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며 "그들은 여러 해 동안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playing). 중국은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면서 한편으론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질주한 북한에 대한 일종의 '배신감'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더 까무러치게 놀랄만한 북한 핵·미사일 개발 비용 분석 자료도 있다.




정부는 국내외 전문 연구기관의 자문을 받아 북한이 지금까지 핵·미사일 개발에 28억~32억 달러(한화 3조1천668억∼3조6천억 상당)를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한 자료를 낸 적이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미사일 개발과 관련, ▲미사일 연구시설(1억5천만 달러)과 발사장 건설(6억 달러) ▲탄도미사일 개발(8억4천만 달러) ▲인공위성 개발(1억5천만 달러) 등 17억4천만 달러를 썼을 것으로 추정했다.

핵 개발과 관련해서는 ▲핵시설 건설(6억~7억 달러) ▲고농축우라늄(HEU) 개발(2억~4억 달러) ▲핵무기 제조·핵실험(1억6천만~2억3천만 달러) ▲핵융합 기초연구(1억~2억 달러) 등 11억~15억 달러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17일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무기 프로그램의 위협 수준을 더 높인다면, 그래서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 수준까지 간다면,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레드 라인'을 정해놓고 북한이 이를 넘어설 경우 선제타격도 불사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three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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