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으로 손상된 심근조직 재생 신물질 발견"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심근경색으로 손상된 심근조직을 재생할 수 있는 신물질이 발견돼 쥐 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미국 DMI 생물학연구소의 비라수트 인 박사는 곱상어(dogfish shark)에서 발견된 신물질(MSI-1436)이 심근경색 모델 쥐의 심근조직을 재생시켜 생존율을 크게 높이는 효과를 나타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거의 모든 신체 부분을 재생할 능력이 있는 제브라피시(zebrafish)에 이 신물질을 주입하자 신체 부속기관 재생이 보통 속도보다 2∼3배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보고 심근경색 모델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게 됐다고 인 박사는 밝혔다.
쥐에 심근경색을 유발하고 24시간 후 이 신물질을 주입하자 생존율이 55%에서 80%로 높아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심근경색으로 손상된 반흔(상처)조직이 53% 줄어들고 혈액을 온몸으로 펌프질해 내보내는 심장 좌심실 벽의 얇아진 부분이 축소되는가 하면 심근경색이 발생한 경계영역(infarct border zone)의 심근 세포들이 6배나 늘어나는 놀라운 효과가 나타났다.
쥐와 인간 등 고등 포유동물은 제브라피시처럼 신체 부분 재생에 필요한 유전적 경로는 지니고 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퇴화했다. 특히 심근조직의 경우는 재생이 불가능하다.
쥐 실험 결과는 신체조직 재생 유전자 경로가 휴면상태(dormant)에 있다가 이 신물질의 투여로 다시 깨어나 활성화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인 박사는 추측했다.
그의 연구팀은 인간의 심장과 가장 닮은 심장을 지닌 돼지에 같은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돼지 실험에서도 효과가 확인된다면 DMI 생물학연구소가 설립한 자회사 노보 바이오 사이언스(Novo Biosciences)를 통해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고무적인 사실은 심근경색과 관계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예비 임상시험에서 이 신물질이 안전하고 내약성(tolerability)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인간은 쥐 실험에서 효과를 가져온 용량의 5∼50배까지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이 신물질이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확인된다면 심근경색이나 심장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인 네이처의 자매지 '재생의학'(Regenerative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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