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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 투자 철회·지원법률 표류…꼬이는 '동북아 오일허브'

"사드 배치 영향에 정치권 이해도 대립"…3월 국회통과 안 되면 장기표류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동북아 오일허브 조성사업에 대한 울산 경제계의 기대감이 높지만, 추진 상황은 자꾸만 꼬여만 간다.


중국 기업 시노마트의 투자 철회에다, 오일허브 성공의 열쇠로 평가받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대법)' 개정안 처리마저 지연되면서 중대한 차질이 우려된다.

애초 울산항 오일허브 1단계(북항) 상부 저장시설에 25% 지분 투자를 약속했던 중국 국영석유회사 자회사인 시노마트가 올 초 투자 철회를 결정했다.

시노마트는 2년여 전 한국석유공사와 '북항사업에 참여한다'는 내용의 기본합의서(HOA)를 체결했으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그동안 투자액 축소 등을 요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말 한중 갈등의 뇌관으로 부상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가 시노마트 이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석유공사는 북항사업을 전담할 특수목적법인인 코리아오일터미널(KOT) 참여 투자자 구성을 지난해 마무리하고, 올해 상부시설을 착공해 2019년까지 북항사업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체 지분의 4분의 1을 약속했던 투자자가 이처럼 이탈하면서 언제쯤 사업이 완료될지 기약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특히 오는 6월이면 1천억원을 투입해 조성 중인 북항 기반시설이 준공되기 때문에, 7월 이후로는 투자자 구성이 완료될 때까지 아까운 항만부지를 놀리는 사태가 빚어질 수밖에 없다. 착공이 지연되면 연간 수십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예상된다.

석유공사는 시노마트 대신 사업에 참여할 중국 기업을 물색 중이지만, 현재 경색된 한중 관계로 실현 가능성은 낮다.

이밖에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투자자 모집, 석유공사와 에쓰오일 등 기존 투자자의 지분율 상향 조정, 우선 투자가 확정된 75% 지분율로 상부시설을 지으면서 추가 투자자 모집 등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 중이지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석대법 개정이 지연되는 것도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석대법 개정안은 국제석유거래업을 신설해 석유제품 혼합제조와 거래를 허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다시 말해 종합보세구역에서 석유제품을 혼합해 새로운 제품을 제조하고, 해당 제품을 거래하는 사업을 '국제석유거래업'으로 지정해 보장하는 것이다.

지금은 석유정제업자(정유사)들만 대규모 정제시설에 원유를 투입해 휘발유·등유·경유 등의 석유제품을 생산할 수 있지만, 법이 개정되면 국제적 수요를 고려해 특정 유종을 소량 생산해 오일 트레이더들이 거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순 석유 저장·거래뿐 아니라 제조, 물류, 금융 등 연계 산업의 활성화를 유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2014년 12월 처음 국회에 제출된 석대법 개정안은 그러나 여태껏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동안 번번이 발목이 잡혔던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관문을 지난달 통과했으나, 본회의에서 다시 발목이 잡혔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 개정안 처리와 석대법 처리를 연계하자는 주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대법은 '원내 4당이 합의 처리한다'는 꼬리표가 붙은 채 처리가 미뤄졌다.

그러나 정부와 자유한국당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명문화한다'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상생법 개정안이 국제적 통상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 처리에 회의적이다.

결국 정치권의 대립으로 석대법 처리는 또다시 안갯속으로 접어들었고, 이달 말 예정된 임시회에서도 처리되지 못하면 조기 대선 정국과 맞물려 상당 기간 표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강종열 울산항만공사 사장은 19일 "싱가포르 등의 사례를 볼 때 오일허브 운영이 정착할 때까지 적어도 10년가량의 세월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더 지체하면 국제적 오일허브 기능을 경쟁국과 항만에 선점당하고, 결국 세계 4대 액체항만 도약을 위한 국가적 과제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울산항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은 2025년까지 2조2천260억원을 들여 울산항 90만7천㎡ 부지에 2천840만 배럴 규모의 석유저장시설, 9개 선석과 1개 부이(Buoy, 해상원유이송시설) 등 접안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울산항에서 석유제품 저장·중개·거래 등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석유 물류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hk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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