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랠리 종착역 왔나…美 독보적 회복세 잃자 달러 빛바래
연준 금리 인상에도 달러지수는 이틀 새 1.4%↓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의 탄탄한 경제 회복세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을 등에 업고 최근 몇 년 동안 맹위를 떨쳐온 달러가 돌연 주춤하고 있다.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내렸지만 달러 가치는 오히려 1% 이상 떨어지면서 달러 상승세가 끝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5일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 포인트 올린 0.75∼1.00%로 결정한 이후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는 15일 0.94%, 16일 0.38% 하락했다. 이틀 만에 달러 가치가 1.4% 이상 빠진 셈이다.
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달러 강세로 이어진다는 경제 상식과 배치되는 결과다.
통상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 등지에서 자금이 빠져나와 미국으로 유입되고, 달러 가치는 오르는 효과가 발생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앞으로도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이미 시장이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미국 경제가 더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회복세가 두드러지는 국가가 아니라는 점이 작용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그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이 모두 흔들리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미국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여 투자자들의 구미를 끌었다.
또 연준이 테이퍼링을 시사하면서 시중에 풀린 자금을 빨아들이겠다고 밝힌 것이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이 덕에 달러지수는 2014년에만 12.79%, 2015년에는 9.26% 급등했다. 지난해에는 3.63% 상승했다.
제임스 ? 아문디 자산운용 통화 관리 부문장은 "미국 경제가 나머지 국가를 능가한다는 점이 외환시장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는 유로존 성장세가 미국을 앞질렀으며 일본의 경우에도 물가상승률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각국 경제가 회복세를 타면서 이 같은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메뉴라이프 자산운용의 박기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WSJ에 "다른 나라에서도 미국의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기조를 따라잡으면서 달러가 빛을 잃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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