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기업 '사드보복' 중복조치도 자제…"세심한 조율 정황"
'소방·세무·공안' 중복조치 없고 한 기관에 한 업체만 점검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중국에서 한국 업체에 대한 '사드 보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당국 윗선에서 세심한 조율을 거쳐 보복조치를 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17일 중국 동북3성 교민사회 등에 따르면 사드 배치 부지 결정 후 각 지역의 세무·소방·공안(경찰)기관이 한국 업체를 상대로 세무조사, 소방·안전점검 등을 실시해 불이익을 주고 있으나 같은 업체에 대한 중복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동시다발적인 보복조치가 이뤄질 경우 예상치 못한 피해와 불편을 초래하거나 자칫 중국인 종업원들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 윗선에서 수위 조절과 함께 중복 보복도 자제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달 초 지역소방대 소속 소방관들로부터 불시 소방점검을 받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소재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 업체는 소방점검 외에 세무조사나 공안측의 방문은 받지 않았다.
이 업체는 이례적으로 공장 소방 담장자가 소방국으로부터 출두 요구를 받고 출석했으며 점검 직후 지적사항인 공장 내 불법건축물을 철거했다.
하지만 다른 기관의 방문과 지적 등은 뒤따르지 않았다.
선양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무역회사의 경우 최근 공안이 찾아와 한국인 직원의 신원 확인, 숫자, 임금 현황 등을 요구해 관련 자료를 제출했지만 소방·세무 당국의 조사는 없었다.
세무서나 소방서, 공안 파출소 등으로부터 감독·관리점검을 받은 다른 기업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한 교민사회 관계자는 "세무조사나 안전점검 하나만으로도 운영상 타격이 큰 데 만약 중복 조치가 내려진다면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며 "업체를 아예 무너뜨리지는 않으려고 윗선에서 세심하게 조율하는 흔적이 있다"고 말했다.
각 기관별로 업체를 방문해 행하는 점검 자세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는게 업체들의 전언이다.
교민사회 관계자는 "세무·소방 점검의 경우 기업별로 확실한 꼬투리를 잡으려는 '손보기식 단속'인데 비해 공안측의 방문조사는 '사드 문제 때문에 중국인과 마찰을 빚은 적 있느냐'며 보호해주려는 의도가 느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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