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땅 뚫고 나왔어요" 김해 노지 초벌부추 수확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겨우내 언 땅을 뚫고 나오니 힘이 엄청나지요."
17일 경남 김해시 대동면 예안리 신명마을 들녘이 진한 토종 초벌 부추 향기로 가득하다.
사각사각 조심스럽게 노지에서 처음 부추를 베는 농민들 손길도 바빠졌다.
봄철 보약인 초벌 부추는 지난 1월 말부터 시설 하우스에서 수확해왔다. 최근 기온이 오르면서 노지 부추도 출하가 시작됐다.
초벌 부추는 '새 순을 처음 베어 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부추는 우리 땅에서 자란 순수 토종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일반 부추는 일본에서 품종을 들여온 '그린벨트'가 대부분이다.
초벌부추는 전체 부추 생산량 중 10%에 불과할 만큼 귀하다.
그만큼 값도 비싸서 일반 부추보다 출하 시기에 따라 많게는 3배가량 비싸다.
비쌀 때 경매가격은 한 단에 9천원선이다.
초벌 부추는 일반 부추보다 훨씬 더 짧고 연하다.
초벌 부추는 잎끝이 뾰족하고 연둣빛이 나는 일반 부추보다 잎끝이 둥글고 한결 진한 초록빛을 띤다.
일반 부추보다 향도 훨씬 더 강하다.
농민 최영남(70·여) 씨는 "봄철 처음 베어먹는 토종 부추는 보약 중의 보약이어서 사위도 안 준다고 할 정도로 귀하다"고 자랑했다.
10살 연상인 남편 이봉희(80) 씨는 함께 출하작업을 하다 껄껄 웃는다.
부추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베는 즉시 한 단씩 묶어 상자에 담아 인근 경매장으로 직행한다.
대동부추작목반 이재순 사무국장은 "대동 부추는 뛰어난 재배기술을 바탕으로 전국에서도 가장 빠른 출하와 품질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김해 대동농협 김정섭 경매사는 "요식업 침체로 소비가 줄어 전체 부추 가격은 다소 하락했는데 초벌 부추는 그 명성 때문에 보합세를 유지한다"라고 말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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