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자라 공세적 사업확장…"세계 SPA 의류업계 2강 굳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글로벌 제조·유통일괄형(SPA) 의류업계의 양강인 자라(ZARA)와 H&M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경쟁업체들이 속속 손을 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자라 등을 운영하는 스페인 인디텍스는 15일 올해도 작년처럼 점포 280개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웨덴 H&M도 1년간 430개 점포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두 회사가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업태와 지역을 뛰어넘어 전방위 확대 전략을 펴며 다른 경쟁업체들을 압도하려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인디텍스의 파블로 이슬라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전날 결산설명회에서 "고객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기반을 갖고 독자적인 지위를 확립했다"며 공격적 영업자세를 바꾸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재빨리 유행을 반영하는 것이 강점인 인디텍스는 2017년 1월말 기준 회계연도 연결매출은 전년도에 비해 12% 늘어난 233억유로(약 28조4천억원), 영업이익은 9% 증가한 40억유로였다.
인디텍스는 전년도에는 뉴질랜드와 베트남 등 5개 국가·지역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전체 진출 국가와 지역은 93곳으로 늘었고, 점포 수는 7천292개가 됐다.
인디텍스는 공격적 확장경영이 특색이다. 주력인 자라는 물론 버시카 등 고객층과 가격대를 세분화한 브랜드도 병행해 확대하고 있다. 자라 홈이라는 인테리어 잡화도 급성장 중이다.
1위 다툼에서 간발의 차로 앞서가는 H&M도 노선은 같다. 2016년 11월 회계연도 매출은 전년도 대비 6% 늘어난 28조5천억원 정도였다. 베트남·카자흐스탄·콜롬비아 등 5개국에 진출, 브랜드도 늘렸다.
두 회사는 세계적인 SPA로 그 시점의 유행을 곧바로 받아들이는 '패스트 패션'이 경영의 요체다. H&M은 3월에 파리에서 패션쇼를 열고, 보여준 옷을 그 자리에서 바로 살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 통신판매도 강화한다. 인디텍스는 43개 국가·지역에서 영업하고 태국이나 인도에서도 시작한다. H&M도 2016년도 말에 35곳까지 늘렸고 2017년도 중에는 6개 국가·지역을 추가한다.
인터넷으로 상품을 선택한 뒤에 점포에서 상품을 받는 고객도 많다.
H&M의 칼 요한 페르손 CEO는 "수익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고 인터넷통신판매에 대해 흡족함을 표시했다.
경쟁업체들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1월 독일이나 헝가리를 중심으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스위스 찰스 포겔은 격심한 경쟁으로 적자가 계속되자 95개 점포를 가진 네덜란드 법인의 도산을 결정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2강과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음을 인정했다. 2020년 5조엔 매출 목표를 최근 3조엔(약 30조원)으로 낮췄다. 작년 연 매출은 17조원대였다.
자라, H&M 2강은 전 세계에 단기간에 상품을 배송하는 물류망을 구축하고 정보시스템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따라서 저가나 품질을 내세운 상품 만들기만으로는 이들을 추월할 수 없는 국면이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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