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국가전략포럼서 "국내정치, 외교안보 정책에 부정적 영향 반성"
"사드 배치 너무 갑작스럽게 결정돼…과정 재검검해야"
(성남=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박근혜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류길재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6일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 "결국 국내 정치가 외교·안보 정책 등에 상당히 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반성 겸 회고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류 전 장관은 이날 성남시 세종연구소에서 열린 '세종국가전략포럼'의 세션 진행을 맡은 자리에서 "사상 초유로 탄핵된 대통령의 정부에서 2년 동안 통일부 장관을 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류 전 장관은 이어 "노무현 정부 때 탄핵 소추가 있었으나 기각으로 끝났고 그럼에도 당시 정부 분들은 스스로를 '폐족'이라고 불렀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뭘까 궁금했다"면서 "몇 가지 단어는 들었는데 말은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류 전 장관은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저도 공직에 있으면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우리의 안보 환경을 대한민국의 국가 이익에 부합하도록 바꾸려 애쓴 시간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류 전 장관은 "이쪽 분야에 있으면서 안보 환경이 좋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고, 늘 새로운 도전이 다가온다고 했었다"면서 "이제 곧 새로운 정부가 등장할 텐데 지금까지보다 우리 안보 환경은 훨씬 더 나빠졌다"고 우려했다.
류 장관은 "지난 대통령 탄핵 사건, 그리고 '촛불 혁명'이라고 부르는 분도 계시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서 한국 민주주의의 건강성, 바이탈리티(활력)가 확인됐다고 생각한다"며 "그걸 기반으로 외교안보정책, 대북정책의 중요한 줄기를 잡아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정치적 지형을 보면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류 전 장관은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결정 과정 당시에는 공직에 없었고 '3NO'(요청·협의·결정 없음) 시절에는 있어서 안다"며 "졸속이라고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으나, 사드 배치가 작년에 너무 갑작스럽게 결정됐는데 재검토는 (표현이) 좀 강할지 모르고, 그 과정의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정책 결정 과정은 정책 결정 시스템 안에서 최대한 정책결정 제도와 관행 규범을 충실히 지켜서 결정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차기 정부를 담당하는 분들도 이번 정권 정책 결정 과정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전 장관은 또 "정책결정 과정에서 여론 수렴 등이 최대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중국의 경우도 우리가 어떻게 해도 설득은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최대한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류 전 장관은 페이스북의 '시국 참회' 글과 라디오 방송 등에 출연한 자리에서 박근혜 정부의 정책 결정 방식을 적극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자리에서는 전반적으로 차기 정부의 과제에 대한 제언이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박근혜 정부 외교 정책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문돈 경희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많은 외교 정책과 북한 문제와의 연동성이 너무 강해서 첫 정책이 돌아가지 않으면 나머지도 (돌아갈) 여지가 너무 없어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중으로 참석한 한 정부 관계자도 관련 질문 과정에서 "우리 주요 다자 외교 이니셔티브들이 북핵 문제에 직접 연동된 구조"라며 "글로벌 외교를 신장할 다양한 양자·다자 외교를 대북 제재압박 연대에 소진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문 교수의 발표에 공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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