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최순실, 박 前대통령 검찰 소환소식 알아…죄책감 느껴"
"삼성동 자택 집기 반출, 박 전 대통령이 崔에 부탁한 것"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최송아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최씨의 변호인이 전했다.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16일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는 걸 최씨도 안다"면서 "(최씨는) 참담한 일이 일어나는 데 대해 말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법적 책임' 유무가 아니라, 어쨌든 자신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냐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최씨의 국정농단과 이권 추구를 눈감아주고 지원한 점 등이 인정돼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은 21일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최씨는 이달 10일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대성통곡'한 것으로 조카 장시호씨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는데, 이 변호사는 "대성통곡은 아니고, 그냥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최씨가 "목이 쉬어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더라"고도 전했다.
한편 이 변호사는 최씨가 2015년께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의 집기를 허락 없이 빼냈다는 주장에 대해선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부탁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집기가 많이 낡아 '적절한 시기에 처분해달라'고 미리 얘기해 정리한 차원이지, 함부로 처리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으며, 최씨의 청와대 출입 등을 놓고 최씨 측근 고영태씨 등이 의미를 과장해 해석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정윤회 (문건) 사건' 이후로 보면 (박 전) 대통령은 최씨가 외부로 노출되거나 밖으로 활동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 그것을 최씨 본인도 잘 알았다"며 "모든 행동을 남들이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로 벽을 쳤다"고 말했다. 그래서 타인이 보기엔 큰 비밀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어 이 변호사는 "잠깐 청와대에 가는 것이 마치 큰 비밀 창고의 일부를 열어본 것 같은 착각을 준 것"이라며 "사실 별 내용도 없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그래서 차명 전화를 사용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사생활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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