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이민명령' 2탄도 법원서 제동…"미 전역서 일시중지"(종합)
하와이법원, 행정명령 발효 몇 시간 앞두고 결정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로 내놓은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발효 직전 또다시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하와이 주 연방지방법원의 데릭 K. 왓슨 연방판사는 15일(현지시간) 이슬람권 6개국(이란·시리아·리비아·예멘·소말리아·수단) 출신 국민의 입국을 90일간 제한하는 행정명령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하와이주 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 해당한다.
이 행정명령은 16일 오전부터 발효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결정으로 효력이 발생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힘을 잃게 됐다.
앞서 하와이주는 지난 8일 트럼프 정부의 새 행정명령이 사실상의 무슬림 금지로 종교 차별을 막는 미 헌법의 국교 금지조항에 반하는 것이고 하와이의 무슬림 주민과 관광,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왓슨 판사는 이 행정명령이 미 헌법의 국교 금지조항을 위반하며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하와이 주가 높은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지난 1월 27일 테러 위협 이슬람권 7개 나라 국민의 입국을 90일간 불허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가 큰 혼란과 논쟁을 일으켰고 이 행정명령은 결국 2심까지 거쳐 법원의 효력 중단 결정을 받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입국 금지 대상 7개국 중 이라크를 제외하고 나머지 6개국 국적자의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되 기존 비자 발급자와 영주권자는 입국을 허용하는 수정 행정명령에 이달 6일 서명했다.
법무부는 새 명령은 기존 명령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데다 종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국가안보를 위해 테러리스트의 입국을 막으려는 목적의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정 행정명령 역시 인종·종교 차별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결국 하와이주를 시작으로 워싱턴·뉴욕·매사추세츠·오리건주 등이 줄줄이 효력 중지 제소 방침을 밝혔으며 하와이 주 외에 메릴랜드·워싱턴 주의 연방법원에서도 심리가 진행 중이었다.
가장 먼저 결정을 내린 하와이주의 왓슨 판사는 2012년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연방판사로 지명됐다. 하와이 원주민이 미 연방판사가 된 것은 미 역사상 4번째이며 현직으로는 왓슨 판사가 유일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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