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최대 일간 빌트 "독일선 에르도안 안 원한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유럽 최대 발행 부수의 독일 대중지 빌트가 15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대문짝만한 사진을 1면에 싣고 그를 독일에선 원하지 않는다는 요지로 언론사 차원의 사고(社告)성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기사에서 "빌트는 불편하게 느낄지 모르겠으나 에르도안에게 진실을 말한다"고 선언하고 "당신은 민주주의자가 아니다. 당신은 당신의 국가를 해친다. 당신은 이곳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라는 간명한 문장 3개를 제목으로 뽑았다.
빌트는 또한, 에르도안 인물 사진 해설을 통해 "터키 대통령은 절반의 유럽을 모욕하고 비방하며 위협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그런 것들로부터 자기 나라에서 더 많은 권력을 가지길 기대한다"고 짚었다.
빌트는 사진 위주의 저널리즘을 추구하고, 원색적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주요 뉴스를 망라할 뿐 아니라 때로는 단선적이라는 비평도 더러 따르는 쉬운 글로 정국 현안의 정곡을 찌른다는 평가를 받는다.
빌트는 특히, 다른 유수의 일간지를 발행 부수에서 압도하기 때문에 독일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그 점에서 가장 최근에 있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인터뷰처럼 유력 인사의 인터뷰 성사 능력도 가장 앞선다.
빌트는 이번 기사 본문에선 에르도안의 개인사를 다루면서 "보스포루스 출신의 평범한 남자(그저 그런 남성)"라는 제목아래 그의 정치적 성장 과정을 짚고는 "이미 충분하다. 에르도안은 다른 나라 국민을 모욕하고 독재권력으로 유럽의 안정을 위태롭게 한다"라고 거듭 비판했다.
독일에선 현재,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터키 개헌 찬동 집회 불허 문제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예정에도 없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일 방문 여부마저 찬반 논쟁을 부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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