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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 보통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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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 보통사람들의 이야기

영화 '보통사람'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성진(손현주)은 열심히 범인을 잡아 국가에 충성하는 강력계 형사다.

말 못하는 아내(라미란)와 다리가 아픈 아들과 허름한 집에서 사는 그는 아내를 고생시키지 않고 번듯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아보는 것이 소원인 평범한 가장이기도 하다.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은 서울대 법학과 재학 중 최연소 사법고시 합격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엘리트 검사로 승승장구하다 남산으로 넘어와 안기부의 실세가 됐다.

불철주야 범인 검거에 나서는 성진은 우연히 검거한 용의자 태성이 연쇄살인범일 수도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이로 인해 규남(장혁)이 주도하는 은밀한 공작에 휘말리게 된다.

성진과 막역한 사이인 자유일보 기자 재진(김상호)은 사건의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성진에게 손을 떼라고 한다. 하지만 아들의 수술을 약속받은 성진은 규남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이로 인해 그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한다.

영화 '보통사람'의 1987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비롯한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묵살하고 군사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일체의 개헌 논의를 금지하는 4·13 호헌 조치를 발표해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호헌 조치부터 시작해 당국이 사건을 조작하고 보도 지침을 내렸던 당시의 시대상과 풍경은 그대로 영화에 투영된다.

최초의 연쇄 살인마 김대두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 여러 가지 실제 사건을 영화 속으로 가져왔다는 것이 감독의 설명이다.

영화는 상식이 통하지 않았던 시대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주인공 성진이 공작에 휘말리면서 겪게 되는 고뇌에 초점을 맞춘다.

성진 역을 맡은 손현주는 양심과 부성애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번민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섬세하게 연기한다.

안기부 실장 규남 역을 맡은 장혁의 연기도 돋보인다. 그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툭툭 내뱉는 말투로 국가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냉혈한의 모습을 그려냈다.

영화는 연쇄살인 사건, 고문치사 등을 소재로 굴곡진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군상의 모습을 그리지만,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로 전개되지는 않는다.

80년대의 풍경을 재현하면서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한 장면이 영화 초반 곳곳에 배치돼 재미를 더한다.

영화를 통해 감독이 던지려는 질문은 '1987년과 2017년, 과연 무엇이 달라졌는가?'라는 것이다.

김봉한 감독은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가득했던 80년대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30년이 지난 현재, 2017년을 반추해보고자 했다"며 "영화는 30년 전 이야기지만 그 안에 내포하는 것은 30년을 버텨온 주름진 보통사람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3월 23일 개봉.

hisun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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