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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사우디 실세 왕자 첫 회담…"역사적 전환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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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사우디 실세 왕자 첫 회담…"역사적 전환점"(종합)

"'이란 위험' 공감대"…아버지 살만 국왕은 中 정상방문



(서울·테헤란=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 아라비아의 실세로 꼽히는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가 1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미국 지도부 고위 인사들을 한꺼번에 만나며 '석유 왕국'으로서 위상을 과시했다.

아버지인 살만 국왕의 중국 정상방문(15∼18일)에 맞춰 '실세 왕자'인 그는 미국 정권의 최고 핵심부를 만난 것이다.

빈 살만 부왕세자는 미국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제안하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집권 기간 틀어진 양국 관계 복원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빈 살만 부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을 방문한 사우디 왕실 최고위급 인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가 최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주식을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뤄진 그의 워싱턴 방문에 주목하며 사우디가 트럼프 정부와 관계 리셋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빈 살만 부왕세자는 회담 직후 낸 성명에서 "양국 관계에 역사적인 전환점"이라고 큰 의미를 뒀다.

이어 "양국의 의견이 다를 때도 있었지만 오늘 회담은 이를 바로 잡고 정치, 군사·안보, 경제의 전 영역에서 두 나라의 관계에 중요한 변화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란을 포함한 일부 이슬람권 국가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빈 살만 부왕세자는 "미국 정부가 이슬람 국가나 이슬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테러리스트를 막기 위해서 취한 조치로 믿는다"며 강한 지지를 표시했다.

실제로 사우디 정부는 자국의 반대에도 2015년 이란과 핵협정을 체결한 오바마 전 행정부보다는 트럼프 정부와 더 좋은 관계를 기대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사우디 주도 아랍 동맹군의 예멘 민간인 오폭 사건 후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내린 정밀유도무기 금수조치를 트럼프 정부가 해제해주기 희망한다. 또 미국이 첨단 군사 기술 이전에도 전향적 자세를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사우디는 특히 9.11 소송법으로 불리는 '테러지원국에 맞서는 정의 법(JASTA)'을 트럼프 정부가 개정해주도록 줄곧 로비를 벌여왔다. 9.11 테러 당시 여객기 납치범 19명 가운데 11명이 사우디 국적자였다.

빈 살만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숙적' 이란 문제도 빼놓지 않았다.

이란 핵합의는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미국도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핵합의가 이란의 역내 영향력 확대로 이어진다는 게 사우디 측 시각이다.

빈 살만 부왕세자도 15일 성명을 통해 "(이란) 핵협상이 얼마나 지역 안보에 위험하고 악영향을 끼치는 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조했다"며 "이란의 극단적 정권은 머지않아 핵무기를 제조하던 시기로 복귀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이란이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헤즈볼라와 같은 테러 조직을 지원하면서 영향력을 확장주의 정책을 편다는 데 트럼프 대통령과 공감했다고 밝혔다.

빈 살만 부왕세자의 행보가 관심을 끄는 것은 그가 사우디 경제·사회 개혁 구상인 '비전 2030'의 설계자여서다. 사우디 정부는 석유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다각화하는데 정책 역점을 두고 있다.

미국의 진보 성향 공공정책 연구소 미국진보센터(CAP)의 브라이언 카툴리스 선임연구원은 빈 살만 부왕세자가 최근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 패키지를 트럼프 행정부에 제시할 계획임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달 미국에 향후 10년간 4천500억 달러(약 515조8천350억원) 규모의 시장을 만들어 7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투자계획을 제시했다. 빈 살만 부왕세자는 사우디의 투자계획이 일본의 계획보다 훨씬 규모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사우디가 미국에 투자하고 아람코 주식을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 양국 정치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디는 기업공개를 통해 아람코 지분 5%를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식 상장과 관련한 구체적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지만 뉴욕과 런던이 상장 지역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사우디가 뉴욕 증시에 아람코 주식을 상장하는 한가지 이유로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들었다.

미국의 에너지 자립도가 높아지면 중동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줄어들고, 사우디와 사우디 석유자원을 보호하려는 노력도 약해지기 때문에 아람코 주식을 미국 증시에 상장해 그런 상황을 막겠다는 복안이라는 것이다.

barak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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