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웅에서 대통령까지…아이젠하워가 보여준 리더의 조건
아이젠하워 평전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미국의 34대 대통령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1890∼1969)의 평전 '아이젠하워'가 출간됐다.
가난한 독일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젠하워는 2차 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2차 대전의 승리를 이끌며 전쟁영웅이 됐다.
이후 육군참모총장, 컬럼비아대 총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최고사령관을 거쳐 미국의 34대 대통령까지 이른다.
책을 쓴 미국의 군사전문가 존 우코비츠는 아이젠하워를 '상하(上下), 국적, 보수와 진보를 초월한 소통과 통합의 리더'로 평가하며 그의 리더십을 분석한다.
저자는 그를 뛰어난 리더로 만든 자질로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집중력과 팀워크, 공감능력, 언론을 잘 활용할 줄 아는 능력, 의무에 대한 헌신을 꼽는다.
2차 대전의 연합군을 지휘하는 동안 그는 독일 패배라는 목표를 명확히 설정한 뒤 흔들리지 않고 나아갔다. 끊임없이 충돌하는 영국군 지휘관 버나드 몽고메리와 미군 지휘관인 조지 패튼 사이에서 자신의 전략을 관철했고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힌 연합국 각국에 독일 패배라는 목표를 위해 양보하도록 중재했다.
외부와 단절된 채 결정을 내리고 병사들과 부대를 게임판의 말처럼 생각하는 지휘관들과는 달리 그는 병사들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가려 노력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전날에는 첫날 투입될 낙하산 부대를 직접 방문했다. 그는 다른 지휘관들처럼 연설하는 대신 부대원 한 명 한 명을 직접 만나 가벼운 대화와 농담으로 그들을 안심시켰다.
아이젠하워는 언론의 기능을 이해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했다.
비밀을 철저하게 지킨다는 조건 아래 계획의 전체 내용을 기자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쌍방향으로 정보를 소통했다.
그는 대중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언론을 이용했다. 육군의 장비 부족을 언론 미팅 때 전달해 신문에 실리도록 했다. 당시 보도는 대중들에게 경각심을 줬고 선거구민들의 압력으로 정치인들이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다.
또 작전에 부대를 투입하면 부하들이 언론의 조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책에는 아이젠하워와 한국과의 인연을 언급한 부분이 눈에 띈다. 대선에 출마했던 1952년 미국의 한국전쟁 지원에 불만을 느낀 미국인들을 달래기 위해 그는 당선되면 한국에 가서 전쟁을 끝내겠다고 연설한다.
그는 실제 당선된 뒤 비밀리에 한국을 찾았고 취임 후에는 한국 정부에 군 병력 확대를 촉구했다. 한국에 있는 협상단에게는 적과 합의점을 찾을 것을 지시했다. 몇 개월 후 휴전협정이 체결됐다.
아이젠하워는 훗날 가장 자랑스러운 성취 중 하나로 한국전쟁 종료를 위한 자신의 노력을 들기도 했다.
플래닛미디어. 박희성 옮김. 296쪽. 1만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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