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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축구장 1천480개 '잿더미'…"軍 사격장 산불 예방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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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축구장 1천480개 '잿더미'…"軍 사격장 산불 예방책 있다"

사격장 표적지 1∼3부 능선으로 낮춰야…혼효림으로 완충지대

산불 위기경보와 기상 특보에 따른 사격 통제 철저 준수해야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산불 위험 최고조인 봄철을 맞아 빈발하는 군 사격장 산불의 예방 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강원대 방재전문대학원 이시영 교수팀의 '군 사격장 산불 피해 저감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 4월 말까지 북부지방산림청 관할 군 사격장에서 훈련 중 발생한 산불은 193건으로 1천57.3㏊의 산림이 소실됐다.

축구장 면적(국제 규격 7천149㎡) 1천480개에 달하는 산림이 잿더미가 된 셈이다.

이는 전국 군 사격장 산불 발생 건수의 85%, 피해 면적으로는 98.2%를 차지한다.

군 사격장 산불이 공용화기 사격장이 많은 강원과 경기 등 접경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셈이다.

월별로는 전국의 산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하는 3월과 4월에 전체의 88.3%인 933.7㏊의 산림이 군 사격장 산불로 소실됐다.

원인이 밝혀진 129건 중 박격포 등 공용화기 사격 훈련이 45건(34.9%)으로 가장 많았다.

10건 중 4건은 '도비탄(단단한 물체에 부딪혀 다른 곳으로 튄 탄환)'으로 발생한 불씨가 빠르게 확산해 산불로 이어졌다.

이시영 교수 연구팀은 군 사격장 산불은 정해진 시기와 장소에서 특정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대응 방안을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팀은 최근 5년간 군 사격장 산불 피해가 발생한 경기 4곳과 강원 7곳 등 11곳의 군 사격장 현장 조사인 결과를 토대로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사격장의 표적지를 4∼7부 능선에서 1∼3부 능선으로 낮출 것을 제안했다.

이는 공용화기 초탄 지향사격 시 표적지를 벗어난 고폭탄이 폭발하거나 직사화기의 도비탄 등으로 산불이 주로 발생하는데, 4∼7부 능선의 표적지는 산불의 화세가 확장하기 좋은 곳이어서 대형 산불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 군 사격장 주변 숲 가꾸기를 통해 활엽수나 혼효림으로 완충지대를 조성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특히 등짐펌프와 불갈퀴, 삽이 대부분인 열악한 산불 진화 장비도 동력 펌프 등 기계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물탱크 등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화 용수 공급을 위한 1개 이상의 담수지가 확보되지 않은 사격장은 담수지를 우선 확보해 산불 진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공용화기 사격 훈련 전에 미리 산림청 등 관계기관에 협조해 표적지 주변에 충분히 물을 뿌려 놓는 것도 중요한 예방책이라고 소개했다.

또 사격 훈련을 마친 뒤 재발화하는 때를 대비해 일부 병력을 3∼4시간가량 잔류시켜 뒷불을 감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사격 훈련 중 산불이 발생하면 신속한 초동 대처와 상황 보고, 헬기 진화 후 잔불 정리를 확실히 해야 재발화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시영 교수는 "사격장 산불 진화 시 산림 당국 의존도가 높지만, 산불의 전이와 확산에 대한 위험 인식은 매우 낮다"며 "국가 안보를 위한 훈련인 만큼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과거의 인식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 사격장 산불은 정해진 훈련 시간에 특정 장소에서 뻔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만큼 대비책을 강구하면 피해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부지방산림청 관계자는 "'대형 산불 대책 기간(3월 15일∼4월 20일)'에는 공용화기 사격 훈련을 자제해 줄 것을 군 당국에 요청한 상태"라며 "군 사격장 산불의 심각성과 대응책을 제시한 이 교수 연구팀의 연구 과제를 주요 상급 부대에 배포하고 예방 교육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도 사격 훈련 중 발생하는 산불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자체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중 훈련 일정과 맞물리다 보니 공용화기 사격 훈련이 특정 시기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산불 위험기간에는 될 수 있으면 자제하고 있으나 불가피하게 훈련 진행 시에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산불 위기경보와 기상 특보에 따른 사격 통제 지침을 마련해 준수하도록 하겠다"며 "부대별로 산불 방지 시설과 진화 장비를 일제히 정비·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j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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