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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에 작년 비즈니스호텔 객실 2천개 늘어…중국 믿고 공급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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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에 작년 비즈니스호텔 객실 2천개 늘어…중국 믿고 공급과잉

정부, 낙관적 전망 근거로 면세점 무더기 특허…사드보복에 휘청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도연 기자 =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한국 여행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자, 중국인 관광객(유커) 수요만 믿고 최근 수년간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서울 시내 면세점과 비즈니스호텔들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서울 면세점 수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를 낙관한 정부의 특허권(영업권) 남발로 2년 새 거의 두 배 이상 급증한 상태다.





◇ '中 수요' 근거로 2년새 8개 서울면세점 특허 '남발'

2015년 초까지만 해도 서울 시내 면세점은 롯데 3개(소공·코엑스·잠실점), 신라(장충동), 워커힐(광장동), 동화(세종로) 등 모두 6개였다.

하지만 2015년(7월·11월), 2016년(12월) 세 차례의 면세점 특허 공개경쟁을 통해 무려 8개의 면세점이 새로 영업권을 얻었다.

HDC신라(용산)·두산(동대문)·한화(여의도 63빌딩)·신세계 2개(중구·반포)·현대백화점(삼성동 무역센터)·SM(인사동)·탑시티(신촌) 등이 그 주인공으로, 이들의 등장과 함께 불과 2년 사이 서울 면세점 수는 순식간에 2015년 초의 두 배가 넘는 13개까지 불었다.

관세청이 이처럼 면세점 특허권을 남발하면서 제시한 가장 중요한 근거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 증가 추세'였다.

심지어 지난해 면세점 특허 발급의 경우, 추가 특허를 결정할 당시(2016년 4월 말) 2015년 서울지역 외국인 관광객 통계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2014년 통계를 근거로 '주먹구구'식으로 무려 4개의 신규 면세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뒤 공개된 2015년 서울 외국인 관광객 수는 중동 호흡기증후군(MERS)의 여파로 오히려 전년보다 100만5천 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엄밀히 통계를 적용했다면, '해당 지역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직전 해보다 30만 명 이상 늘어나야 한다'는 면세점 신규 특허권 발급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 '추가' 결정 자체가 불가능했던 셈이다.

이런 지적이 지난해 말 최순실 게이트와 더불어 '면세점 특혜 의혹'의 하나로 제기되자, 관세청은 "최신 통계는 아니더라도 고시에 따랐다고 생각하며, 2016년 관광객과 면세점 매출 증가 추세도 부가적으로 참고했다"고 해명했다.

한 마디로 메르스 여파 이후 2016년 초 다시 중국인 관광객이 북적이자 별다른 의심 없이 4개 '무더기' 면세점 추가를 결정했다는 얘기다.

특허권 남발과 이에 따른 면세점 난립과 과잉경쟁의 문제는 곧바로 면세점 실적 부진으로 나타나고 있다.

8개 신규 면세점 가운데 최근 흑자로 돌아선 HDC신라면세점 등 한 두 곳을 빼고는 대부분 여전히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시내 면세점 매출의 약 80%를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한국 관광상품 판매 금지' 조치에 따라 예상대로 중국인 관광객의 절반(단체 관광상품+항공권·숙박 상품)이 사라질 경우 면세점들의 적자 확대와 도산이 잇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 유커 몰리는 명동에 작년 객실 2천 개 이상 증설…'공급과잉'

서울 시내 비즈니스호텔도 면세점과 마찬가지로 '중국 쇼크(충격)'에 빠졌다.

국내외 유명 호텔들이 유커 중심의 관광 수요를 믿고 최근 1~2년 사이 서울에 집중적으로 비즈니스호텔을 지었으나, 사드 여파로 중국인이 발길이 끊기면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서울 명동, 동대문, 광화문 등 서울 강북 지역에는 3~4성급 비즈니스호텔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특히 유커가 몰리는 서울 명동에는 작년 한 해만 2천 개가 넘는 객실이 마련됐다.

지난해 롯데호텔이 롯데시티호텔명동, L7명동을 동시에 열었고 프랑스 호텔체인 루브르호텔그룹의 골든튤립 호텔, 메리어트의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과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티마크 그랜드 호텔도 개장했다.

명동에는 올해 들어서도 벌써 알로프트 호텔, 파르나스호텔그룹의 '나인트리 프리미어 호텔 명동 Ⅱ' 등이 새로 등장했다.

신라호텔의 경우 앞서 2015년 서대문과 광화문에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를 선보였다.

서울 동대문 지역에도 비즈니스호텔이 넘쳐난다.

지난해 개장한 이비스 앰배서더 동대문을 비롯해 이비스 버젯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 더 디자이너스 동대문 등 여러 호텔이 현재 영업 중이다.

그러나 이들 비즈니스호텔은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 조치로 벌써 투숙객 감소 문제를 겪고 있다.

이비스 버젯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의 경우 이달 들어 중국인 단체 예약이 모두 취소됐고, 하루 2~3건씩 개별 여행객 취소 사례도 접수되고 있다.

명동 소재 한 호텔 관계자는 "매일 중국인 예약이 최대 30%씩 줄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 보고 새로 진출하거나 현지 매장 수를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중국 사업에 나섰던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예를 들어 A 식품업체는 올해 들어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세우면서, 베이징(北京) 등을 중심으로 올해 중국에 100개 이상의 매장을 열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불과 2개월 정도 지난 지금, 이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큰 타격이 없지만 현지 법인을 통해 현지 소비자와 당국의 분위기를 하루하루 점검하고 있다"며 불안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shk99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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