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남부 트럼프 대통령 소유 호화 골프장 낙서 훼손
환경운동가들 "트럼프의 反환경정책 응징하러 나선 것"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남쪽 랜초 팔로스 버디스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골프장이 환경운동가들에 의해 훼손됐다.
12일(현지시간) 오전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 5번 홀 그린 위에 "더 이상 호랑이들은 없다. 숲들도 없다"(NO MORE TIGERS, NO MORE WOODS)는 약 2m 크기의 글자 낙서가 새겨지고 주변 잔디가 훼손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이번 사건은 환경운동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 환경 정책에 반발해 벌인 행동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실제로 자신들을 '익명의 환경운동가 집단'이라고 명명한 단체는 이날 워싱턴 포스트에 성명을 보내 "이번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 훼손은 트럼프 행정부의 노골적인 환경 무시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라고 밝혔다.
이들은 "현존하는 환경정책을 허물고 우리의 환경을 파괴하려는 트럼프 행정부를 응징하기 위해 직접적인 행동에 나섰다"면서 "아름다운 땅을 일부 특권자들을 위한 골프장으로 만들어놓은 것 자체가 환경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이 같은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부패한 행정부에 알려지기를 바란다"면서 "그들이 환경에 반하는 행위를 저지를 때마다 우리도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은 이날 LA 카운티 경찰국에 골프장 훼손 사실을 알리고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LA 카운티 경찰국 대변인은 "환경운동가를 자처한 성인 4명이 오늘 아침 골프장 담을 넘고 침입해 갈고리 등 정원용 도구로 그린을 훼손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11월 개장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은 태평양을 끼고 조성한 호화 골프장이다. 18홀에 길이는 7천300야드(6천675m)에 달한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지난해 이 골프 클럽을 미국 최고의 골프장 43위로 선정했다.
현재 이 골프장은 뉴욕에 본사가 있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Trump Organization)이 소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재산에 대한 훼손 행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워싱턴 호텔에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낙서가 새겨진 바 있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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