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보수·진보 넘나든 행보…나경원 만나고 김제동과 토론(종합)
유승민·남경필·인명진 연쇄회동…'빅텐트' 세불리며 대권도전 모색할듯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이슬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12일 '포스트 탄핵' 정국에서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대위원장과 전격 회동한 데 이어 이날은 한국당 내 대표적 비박계 중진인 나경원 의원과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조찬을 함께 했다.
여기에 13일에는 진보성향 연예인으로 알려진 김제동 씨와 정책토론을 하는 등 틀에 갇히지 않는 모습으로 연일 시선을 집중시키는 모습이다.
당 안팎에서는 당분간 김 전 대표가 지금처럼 특정 정당에 얽매이지 않고서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제외한 모든 세력을 광범위하게 규합하며 세를 불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빅텐트'가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춘 뒤에는 김 전 대표 본인이 대선에 직접 나서면서 구심점을 자임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김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최근 김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만나려는 사람이 줄을 서 있을 정도"라며 "만나는 인사들의 폭도 하나의 틀에 가둘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탈당선언 직후 국민의당 손학규 전 대표를 만난 것에 이어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과 연쇄 회동했다.
여기에 인 비대위원장, 나 의원 등과도 잇따라 만난 데 이어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국민통합을 위한 대연정토론회'를 주제로 통화하기도 했다.
13일에는 원외정당인 '우리미래'가 서울 조계사에서 주최하는 정책토론회에 참석, 우리미래의 자문위원장을 맡은 김제동 씨와 경제정책을 주제로 토론한다.
김 전 대표의 경우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통하고는 있지만, 문재인 전 대표와는 사실상 등을 돌린 상태고, 반면 김 씨의 경우 문 전 대표의 행사에 참석하는 등 문 전 대표와 가까운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둘의 만남은 이색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잇따라 계속되는 정치인과의 회동에서 김 전 대표는 개헌론이나 대연정 등을 매개로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비패권지대' 구상에 대해 얘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기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돼야 개헌이나 대연정 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대화 주제에 오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나 의원과의 만남에서도 조기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양측의 정국 구상을 두고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한국당이나 바른정당 등 범여권 인사들과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나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같이 하자는 얘기를 한 것은 아니었다"며 "탄핵 후 정국 문제에 대해서 걱정하는 수준의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안 인사도 "한국당과 손 잡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바른정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도 잘못된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김 전 대표가 탄핵 이후 여론의 흐름을 살피다가 직접 대권에 도전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여전하다.
일부 언론은 이번 달 안에 김 전 대표가 이달 중 출마를 공식화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김 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출마설은) 괜히 언론이 짐작해서 쓰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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