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 제대로 붙자"…민주 대선토론 '굳히기' vs '뒤집기'
文 '대세론' 방어 속 安·李 공세 수위 높아질 듯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호 서혜림 박경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에 '관심의 추'가 옮겨가면서 '본선 같은 예선'이 될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토론에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은 14일 지상파 주최 토론회를 시작으로 8차례의 TV 토론회를 더 치를 예정이다.
탄핵심판 전 두 차례 토론회가 라디오, 인터넷방송을 통한 토론회였던 점을 고려하면 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낱낱이 드러나는 TV 토론은 대선후보가 지녀야 할 자질을 겨루는 본격적인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세론'을 형성하고 꾸준히 선두를 유지하는 문재인 전 대표는 그동안 유지해 온 '준비된 대선후보'의 면모를 계속 보여주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다만 지난 토론과 달리 세 번째 토론회에는 한 후보가 30초간 질문하면 각 후보가 40초씩 대답하는 '검증토론' 순서가 마련돼 공방 횟수가 늘어난 만큼 다른 후보들의 공세가 거세질 수 있다는 변수를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문 전 대표 측 TV토론본부장인 신경민 의원은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등 후보다 보니 우리 처지에서는 공격당할 여지가 늘었다"면서 "이에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략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 의원의 설명은 거친 공방에 휘말리기보다는 '맏형'같은 이미지로 안정감 있는 면모를 부각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은 TV로 보이는 안 지사의 캐릭터가 신뢰감을 준다는 판단하에 '메신저'에 강점이 있다고 보고 '메시지'를 다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만연체'라고 지적받는 화법을 다듬어 단순하고 간결하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 측 핵심관계자는 "경선 승부처는 TV 토론이 될 것"이라며 "'메신저'가 좋아야 '메시지'도 와 닿는다는 점에서 간결하게 질문이나 답변을 던지는 점만 보완하면 전체 판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대통령이 파면된 상황에서 누가 분열된 국론을 통합할 적임자인지를 앞세워 문 전 대표를 겨냥해 따질 건 따져 물으면서 각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
다른 후보 측 캠프로부터도 '토론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선명성을 앞세워 토론에 임할 각오다.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 확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어느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더 나은 정권교체'인지를 보여주는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두 번의 토론회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가며 다른 후보들과 공방을 벌인 이 시장은 앞으로도 탄탄하게 준비된 자신의 정책을 바탕으로 경쟁자들의 허점을 찾아 '비교우위'를 보인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비전과 강단 있는 리더십으로 정권교체 후 국민이 예측할 수 있는 국가 개혁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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