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복서' 알리 아들 美공항서 또 검문…"보복행위"
(서울=연합뉴스) 김권용 기자 = 최근 미국의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아들이 최근 아랍어 같은 자신의 이름 때문에 공항 검문에서 곤욕을 치른 데 이어 또다시 공항에서 유사 피해를 본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반발이 거센 가운데 알리가 종전의 피해 사실을 공개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똑같은 사례가 되풀이된 것이어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P통신 등은 11일 알리의 아들 알리 주니어(44)의 변호인을 인용해 그가 전날 워싱턴 DC 레이건공항에서 항공편에 탑승하려 할 때 국토안보부 직원들에게 붙들려 검문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직원은 그가 신원을 거듭 밝혔음에도 출신지를 거듭 물어보는 등 집요한 질문을 하다가 그가 미국 여권을 내보인 뒤에야 비로소 탑승을 허용했다고 변호인 측은 전했다.
알리 주니어는 당시 20∼25분 가량 이들 직원에게 붙들려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 주니어는 전날 미 하원 법사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자신이 지난달 플로리다 공항에서 아랍어처럼 들리는 자신의 이름 때문에 한동안 억류됐던 사실을 증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 측이 자신의 반(反)이민정책에 비판적인 인사들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이날 레이건 공항에서 호된 검문을 받은 것과 관련해 "나를 종교와 인종의 관점에서 보는 것 같다"며 "이런 태도는 옳지 않다"고 비난했다.
당시 알리 주니어와 같은 항공편을 이용한 데비 와서먼 슐츠 의원(민주당)은 트위터에 그와 찍은 사진과 함께 "나에게는 보복으로 보인다"는 글을 남겼다.
슐츠 의원은 또 자신은 알리가 워싱턴발 항공편에 오를 때 곤욕을 치른 게 우연의 일치가 아닌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리 주니어의 변호인 측도 "분명히" 그가 검문을 받지 않고서는 여행할 수 없는 "감시 리스트"에 올라 있다며 고의성을 지적했다.
변호인 측은 알리가 공항 체크인 카운터에 도착하자마자 교통안전국(TSA) 관리들에게 알리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TSA 측은 성명을 내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TSA 성명은 알리가 당시 심사장소에 도착하자 그가 갖고 있던 커다란 보석류 때문에 현장의 감시 스캐너가 작동됐고 몸수색을 거쳐 항공편에 오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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