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잡지 타임 "트럼프의 취임 첫 50일이 알려준 5가지"
백악관의 기존 전통 죄다 바꿔놓고 관례·표준도 파괴
정책 어젠다는 미완성…책임 떠맡지 않고 자유분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이하 현지시간) 취임 50일째를 맞았다.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취임 선서를 하던 지난 1월 20일 '모든 게 오늘 시작된다'던 트윗을 남긴 트럼프는 첫 50일간 전 세계적인 혼돈을 초래한 반(反) 이민 행정명령을 비롯해 숱한 좌충우돌을 겪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50일이 독자들에게 알려준 5가지를 정리했다.
◇ 백악관이 트럼프를 바꾼 게 아니라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바꿨다
모든 행사에서 전통과 표준을 깨트렸다. 항상 트윗을 하는 국가원수는 백악관이 그들의 적을 공격하는데 어떠한 제약도 없음을 보여줬다. 그 공격이 노골적이든, 우회적이든 상관없이 그랬다.
외교정책이나 관례에서도 전통을 고려하지 않는 그의 스타일이 여실히 드러났다. 관직 경험이 전무한 대통령으로서 형식에 얽매여야 하는 의무에는 강하게 저항한다는 점도 알게 해줬다.
◇ 정책 어젠다는 여전히 진행형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첫 50일간 엄청난 추진력을 발휘하며 주요 입법을 밀어붙였고 실제로 상당수의 정책을 집행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내각 인준조차 완전히 끝내지 못했다. 다른 주요 행정부 요직의 자리를 채우지 못한 것은 물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첫 100일간 국내 정책의 핵심은 오바마케어(건강보험정책)의 폐지와 대체입법이다. 트럼프는 '멋진 그림'이 될 것으로 자신하지만, 전망이 그다지 멋져 보이지 않는다.
연말까지 이뤄질 세제개편 같은 정책 구상도 사정은 비슷하다.
◇ 행정부의 대대적 개혁은 잘 진행되는 편
여러 정책적 혼선에도, 트럼프가 애초 계획한 행정부의 대대적 개혁(shake-up)은 비교적 잘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단위의 정부에서 자신과 자신의 보좌진이 희망하는 보수적인 정책 리스트를 밀어붙일 수 있는 '행정국가'를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한 여러가지 절차적 변화도 예상된다.
◇ 책임 떠맡는 건 좋아하지 않아
특유의 자유분방한 스타일 때문인 듯 자신이 직접 책임을 떠맡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입법을 의회의 몫으로 떠넘기고 있다. 정책 입안은 내각 장관들에게 일임하기 시작했다.
핵심 정책은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비롯해 '이너 서클'의 도움을 받지만, 일반적인 정책에 대한 책임은 부처에 일임한다는 의미다.
군에도 비슷한 식으로 책임을 부과했다. 예멘에서 이뤄진 대테러 작전 도중 네이비실(미 해군 특전단) 대원이 숨진 사건에 대해서도 몇몇 장성들이 책임을 져야 했다.
◇ 유권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결국 이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이고, 그는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
트럼프는 다음 주 내슈빌로 옮겨가 새 건강보험 개혁안을 설명하는 등 두 번째 정책 지지 투어를 할 계획을 갖고 있다. 물론 그는 완고한 자신의 정책을 고집할 것이다.
유권자 중에는 과거 그의 기이한 행동을 계속 보기를 원하고 '기회를 더 줘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를 유권자들도 많이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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