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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소득재분배 기능 매우 미약…조세 통해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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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소득재분배 기능 매우 미약…조세 통해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금융연구원 보고서, 누진세와 사회보장금·보조금 통해 재분배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 현상을 완화하려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1일 '우리나라 소득 불평등의 추이와 원인 및 정책 목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우리 경제는 소득 불평등 완화를 위해 재정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해나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조세를 통한 재분배를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할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재정은 소득재분배의 기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하게 미약하다"며 "이런 상태의 재정 구조를 가지고는 소득 불평등의 완화를 바라는 국민적 여망에 부응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세제(稅制)를 좀 더 누진적으로 바꾸고 이전지출도 빈곤을 퇴치할 만큼 정확하고 충분하게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누진세는 소득이 높을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세금이고 이전지출은 정부가 지급하는 사회보장금 및 보조금 등을 말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14년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주요 24개국 재정정책의 소득재분배 효과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조세와 이전지출을 통한 지니계수의 감소 폭이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그만큼 약하다는 뜻이다.

지니계수는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보여주는 지표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한 사회를 의미한다.





보고서는 소득 불평등의 완화를 위한 정책으로 고용 증진도 제시했다.

한국 경제가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국민이 가난에서 벗어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기 불황 등으로 급격히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분배지표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 나빠졌다.

통계청의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을 소득 1분위(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이 4.48배로 8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이 1990년대 이후 글로벌화와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국제교역 확대의 여파로 중화학공업과 경공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과 내수 등의 격차가 커졌고 근로자들의 소득 편차도 확대됐다.

또 은퇴한 고령 인구가 최저소득층에 많이 편입되면서 소득분배 악화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빈곤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률을 높이는 데만 매진할 게 아니라 복지정책도 적절히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나아가 우리나라가 소득 불평등의 기계적 완화뿐 아니라 기회균등의 확대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에서 소득과 부의 분배가 불평등하고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크다며 "기회 불균등을 완화하려면 세금이나 재정지출만으로 어렵고 경제의 구조, 제도, 관행, 철학 등을 바꿔야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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