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말 대중문화 태동부터 한류까지…대중문화예술의 역사
'한국대중문화예술사'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조선말 근대화시기 대중문화의 형성기부터 2000년 이후 한류 열풍까지 국내 대중문화예술의 흐름을 정리한 책 '한국대중문화예술사'(한울엠플러스 펴냄)가 출간됐다.
일간지 기자 출신인 김정섭 성신여대 교수가 3년여간의 연구 끝에 펴낸 책은 가요와 연극, 영화, 방송 등 한국대중문화 전반적인 역사를 살피며 역대 정부 문화 정책에 대한 비판적 인식도 함께 담았다.
한국에서 대중문화가 형성된 시기는 강화도조약 체결(1876년) 이후 근대 국가 형성기와 맞물린다. 영화의 초기 형태인 활동사진과 무성영화의 해설자인 변사가 이 시기 처음 등장했다. 유성기 음반 역시 이때 들어왔다.
일제 강점기 대중문화예술의 콘텐츠는 계몽주의와 항일정신을 큰 줄기로 조국을 잃은 슬픔과 해방을 염원하는 마음, 망향, 패배의식, 자학 등을 다뤘다.
식민지 시대 가장 대중의 흥미를 끌었던 대중오락은 영화였다. 1900년대부터 경성에는 극장가가 형성됐고 1907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 극장인 단성사가 문을 열었다.
한국전쟁 후 냉전체제에는 대중문화가 반공주의 홍보의 창구이자 통제 대상이 됐다. 영화와 TV, 드라마, 만화를 가리지 않고 반공주의를 강조하는 내용이 많았다.한편으로는 정부의 방침에 위배되거나 눈에 거슬리는 작품은 검열을 거쳐 유통이 금지됐다. 월북·납북 작가의 작품이 판매나 방송 금지된 것은 물론이다.
동시에 미군의 영향으로 유입된 서구 대중문화는 대중음악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일본식 5음계 위주에서 서양식 7음계로 바뀌었고 '럭키 서울', '샌프란시스코', '아리조나 카우보이'처럼 제목에 영어나 미국 지명을 쓴 노래가 등장했다.
박정희 시대부터 전두환·노태우 정권에 이르는 시기 역시 반공주의가 득세했고 대중문화에 대한 검열과 통제가 강화됐다.
대중문화가 사업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며 문화사업의 기초적 토대가 형성됐다.억압과 통제 중심의 문화 정책 속에 문화 콘텐츠를 사전 검열하고 심의하는 기구들도 이때 만들어졌다. 296쪽. 3만원.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